[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재신청 기간 연장에도 마감일인 지난 9월6일까지 2021년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신청률은 14%에 불과했다. 실제로 8일 치러진 첫날 의사국시에는 단 6명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를 강경하게 주장하는 이유를 놓고 일각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선발대(시험을 먼저 치르는 학생들)의 시험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이들이 국시 시험 정보를 공유해 줄 수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데일리메디는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을 인터뷰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런 주장에 대한 학생의 답은 "아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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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말로 선발대가 시험 정보를 공유하는가
A. 그렇다. 국시는 9월부터 보통 두 달 간 치르는 실기시험, 다음 해 1월 하루 간 일괄 치르는 필기시험으로 구성된다. 실기시험에서는 CPX(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와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두 시험을 치러야 한다. 특히 모의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의사로서의 전반적인 진료 능력을 평가하는 CPX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때, 선발대가 시험에 출제된 항목을 공유함으로써 소거법을 통해 다음 차례 학생들은 시험을 더 쉽게 치를 수 있게 된다.
Q. 국시 선발대는 어떤 기준으로 뽑나
A. 세부적인 사항은 학교마다 뽑는 방식이 다르지만 대부분 교내 자체평가 성적 중 필기 성적이 중상위권 이상, 실기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을 선발대로 내보낸다. 교내 자체평가로는 본과 3학년 때 치르는 의학교육컨소시엄, 본과 4학년 때 치르는 임상의학종합평가 및 종합고사가 있다.
Q. 추가 접수로 선발대가 나중에 시험을 보면 다른 그룹의 국시 탈락 위험이 높아지는가
A. 이는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어서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시험을 보는 순서와 국시 합격 여부가 인과관계를 가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재 본과 4학년 학생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선발대가 시험을 미리 못 봐서 양질의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니다. 먼저 시험을 치른 사람들이 구두로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비단 의대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있는 일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최근 국시 거부 사태로 많은 학생들이 국시 준비를 안 하고 있었는데, 국시 재접수가 성사되면 접수 종료 이틀 후 바로 시험을 보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시를 가장 먼저 치르게 된 학생들(후발대)이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Q.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하는 이유가 ‘선발대가 뒷순서로 밀려서’가 아니라는 의미인가
A. 누가 먼저 시험을 치르는 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선발대가 유능하고 후발대가 무능해서 순서가 바뀌게 됐을 때 국시 합격률이 떨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일정이 변경돼 새롭게 선발대가 된 학생들(이전 후발대)이 실기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시험을 보게 되는 것이 문제다.
Q.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선발대 등 ‘시험을 보는 순서’가 아닌 ‘시험 시기’라는 말인가
A. 그렇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추가 접수였고, 바로 이틀 뒤인 8일에 시험을 보게 돼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롭게 선발대가 된 학생들은 충분히 준비를 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임상의학종합평가 및 종합고사 등 교내 자체평가에서 기준 성적에 미달하면 유급 처리돼 국시 자체를 볼 수 없다. 따라서 국시를 신청할 수 있는 의대생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공부량을 채운 학생들로, 국시 합격은 보장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선발대 등을 통한 출제 문제 공유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정부에서 제안한 국시 일정을 보면 의대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