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공의들이 14일 파업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하며 의대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등의 정부 정책이 국민건강 위협과 세금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에게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를 지기 위한 의사 단체행동 관련 국민과 정부에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전협은 “14일 젊은 의사들은 의협에 힘을 보태기로 다시 한번 결의했다”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의료 정책을 펼쳐 국민 여러분의 세금을 낭비하고 건강을 위협했다”며 초음파 급여화 등을 예로 들었다.
대전협은 또한 “(정부가) 병원부터 제대로 관리하고 지정된 권역병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용해야 할 돈으로 ‘학교’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이 또 다른 세금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아울러 이 같은 정책이 결국 향후에 건강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감염병에 대응할 의사가 입을 보호장구에 적절한 비용을 지원하지도 않고 코로나19를 이겨내라고 했다”며 “공학과 기초분야에 제대로 된 일자리 마련은 도외시한 채 의사를 늘리고, 항암제는 급여화하지 않으면서 1500억원을 투입해 한약을 급여화하는 것은 당장 쌀이 없고 물이 없는데 초콜릿을 사면서 가계를 낭비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대화 제의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의사단체를 불통처럼 보이게 하는 보여주기식 행태일 뿐이라는 것이 대전협 입장이다.
지난 7일 전공의들이 파업을 통해 목소리를 냈음에도 의사를 ‘공공재’라 칭하고 ‘복무’를 명령해서 결국 의사들을 거리로 내모는 현 상황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정부와 의협이 지향하는 목표 역시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으로 정부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전문가와 현장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 역시 서남의대 폐교, 보험료 인상 등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전협은 국민들에게 “저희는 오로지 환자 여러분 옆에서 진료에만 매진해왔으나 현장의 목소리가 수없이 무시되는 허망함에 이제 정부에만 믿고 맡기는 것은 의사로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시행착오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협은 끝으로 정부에게는 “단체 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없도록 하고 위급한 환자들이 반드시 치료받게 하는 건 의사가 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에 위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수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언제든지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귀를 열어라. 통보와 명령이 아닌 대화를 하라. 진정성을 믿을 수 있는 담화를 하라”며 “우리는 공공재가 아닌 의사이며 국민이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