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가고 있지만 갈 길이 멀고, 특히 사망자 관리와 집단 감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 대응이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사태가 서서히 진정돼 가고 있지만 확실한 안정 단계로 들어서려면 갈 길이 멀다”며 “사망자를 줄이는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다중시설을 통한 집단감염을 막는데 방역 당국의 역량을 집중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5명 늘어 총 9786명이 됐다. 이중 검역단계에서 확진된 환자는 총 217명이고, 검역·역학조사 등이 완료돼 해외유입 확인된 사례는 518명이다.
특히 대구지역에서는 청도대남병원에서 제이미주병원의 집단 감염 사례가 나타났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자 증가세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집단 감염이 한 군데 발생할 때마다 국민의 고통이 그만큼 더 커지고, 우리 경제가 더 무너지고 더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무겁게 여겨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늘어나는 해외 유입에 대해서도 더욱 강력한 조치와 철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내일부터 시행하는 해외 입국자 2주간 의무격리 조치가 잘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인 등 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무관용 원칙’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격리 조치를 위반할 경우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가 따라야 한다”며 “작은 구멍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는 법이다. 국민 모두가 불편을 감수하며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때 한 개인이 모두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방역물품·체계 등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방역 시스템과 경험, 임상데이터 진단키트를 비롯한 우수한 방역 물품 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진원지가 미국·유럽 등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진단키트·방역 물품 등 수요가 폭증하고,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 제품 및 방역체계 등 공조를 요청한 데에 따른 자신감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들며 “트럼프 대통령도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들을 긴급하게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이란·네덜란드 등 47개국에서 진단 키트 수입을 요청하고, 인도적 지원을 바라는 곳도 39개국 등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열린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진단시약 조기 개발,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자가격리·자가진단 앱 등을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