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대한병원협회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 코로나
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병원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겠습니다
.”
제40대 대한병원협회 회장에 당선된 인성의료재단 한림병원 정영호 병원장(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정영호 회장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병원계는 미증유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병원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병원경영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며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모든 회무를 집중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코로나19에 따른 병원 피해 복구 및 보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구성해 정부와 상시 협의체계를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급여비 선지급, 선별진료소 및 국민안심병원 실비보상, 장기저리융자 조기시행, 신용보증기금 융장, 메디칼론 상한 확대, 기존 대출금 원리금 상한 유예 등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정영호 회장은 “정부 역시 의료기간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일련의 보상 및 지원사업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신종 전염병 발생이 계속됨에 따라 최전선에서 전염병과 싸우는 병원들을 위한 ‘재난특별수가’ 도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의료인력과 병원 인프라는 전염병 대응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며 “일선 병원들이 경영손실 걱정없이 전염병과 맞설 수 있는 진료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전염병 발생에 따른 환자수 감소가 병원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생존을 위해 의료인력을 감축하는 악순환 구조에서는 전염병 대응이 힘겨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 3000명에서 4000명으로 확대 필요”
정영호 회장은 코로나19 다음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주저없이 의료인력 수급난을 꼽았다. 의사와 간호사 부족으로 신음하는 병원들이 그 많큼 많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의료인력 부족은 환자안전에 직접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입원환자를 돌볼 의사가 없는 ‘병동무의촌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금의 상황은 단순히 전체 의사수 부족에 기인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의사들의 비필수 의료영역 선호현상에서 원인을 찾았다.
수술이나 분만 등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보다 나은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비필수 의료를 선호하다 보니 인력난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작금의 의료인력난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현재 3000명 남짓인 의과대학 정원을 4000명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이다.
정영호 회장은 “필수의료의 안정적 제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 1000명의 의사가 더 배출돼야 한다”며 “의대정원 4000명 시대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이 현실화 되더라도 그들이 임상현장에 배치되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 정 회장은 그 대안으로 ‘개원의 1만명 복귀’ 을 제시했다.
현재 개원의 3만명 중 1만명을 병원으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치열한 개원시장의 종지부를 찍고 싶은 개원의들에게 퇴로(退路)를 열어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개원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금융 문제”라며 “저리 대출 등 금융적 지원을 통해 이들이 병원 봉직의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국내 의료전달체계 가장 큰 문제는 대형병원 환자쏠림이 아닌 1차의료 붕괴”라며 “개원의 수를 줄이고 병원의사를 늘리면 무너진 전달체계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