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수련 중 다양한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인턴, 레지던트의 방사선 안전관리가 아직도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빅5 수련병원 중 전공의 방사선 관계 종사자 등록 등 제대로 추적·관리하고 있는 곳은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는 이달 초 여전히 방사선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전공의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 수련병원 교육수련부를 대상으로 전공의 방사선 관계 종사자 등록현황 조사를 골자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국 220여 개 수련병원 중 28개 병원이 공문에 회신했다. 빅5 병원 중 기한 내 회신한 곳은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했으며 나머지 병원들은 3차례의 유선 요청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현행 규정상 방사선 관계종사자 이외에 방사선 구역에 출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전공의와 같이 일회성이 아니라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출입하게 될 경우에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해야 하며, 3개월 이내에 등록하지 않을 시 의료기관 개설자나 관리자는 과태료 대상이 된다.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그 시설 장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이 제한 또는 금지되거나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 지시가 내려올 수 있다.
이에 대전협은 지난 2018년 공문을 통해 전국 수련병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하고 전공의를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수련병원이 전공의 방사선 피폭 관리에 미온적이라는 게 대전협의 지적이다
실제 대전협 공문에 회신한 28개 수련병원 중 인턴을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레지던트의 경우 대부분의 병원이 영상의학과 등 전문과목별로 부분 등록돼 있었으며, 등록된 과도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전공의가 100명 이상인 수련병원 11곳 중 인턴이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된 기관은 1곳이었으며, 레지던트의 경우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된 인원 비율은 평균 13.64%에 그쳤다.
"관리소홀 병원장 신고"
반면 비교적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수련병원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인턴의 95.33%, 레지던트의 12.69%가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돼 다른 빅5 병원에 비해 전공의 방사선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었다.
아주대병원은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량 최소화를 위해 각종 검사실에 ▲차폐복 구비 ▲차폐막 설치 ▲portable ambu 구비 등의 조처를 했으며, 전공의 요청 시 방사선 선량 측정 배지를 배부해 피폭량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주대병원 교육수련부는 “매달 턴이 바뀌는 인턴 근무 형식의 특성상 관리의 어려움이 있어 공식적으로 방사선 관계 종사자 등록은 하지 않으나, 인턴에게 방사선 피복 측정 배지를 매달 배부해 피폭량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지던트의 경우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을지대병원 역시 지난 2018년 7월 대전협의 방사선 관계 종사자 등록, 피폭 관련 안전교육 시행 요청에 따라 한 달간 전공의 6명을 선발해 피폭선량 모니터링, 설문조사를 시행해 보호구 착용 재교육과 차폐복 지급 등을 보완조치 한 바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교육수련부는 “지난해 말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로 노후화된 차폐복을 교체했으며, 오는 7월에는 2018년도와 같은 방식으로 방사선 관계종사자 등록 여부에 대한 2차 모니터링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방사선 안전관리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박지현 회장은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공의들은 변함없이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었다. 회신을 남기지 않은 수십여 곳의 병원을 고려한다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련의 질은 물론 전공의 안전관리도 중요하다"며 "이달 말까지 확인해 관할 보건소 및 국민신문고에 병원장을 신고하고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