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의료원장·의과대학장 선거가 오는 6월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인이사회와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간 ‘선거 방식’ 확정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의료원장·총장 등 선거에서 의대 교평은 법인이사회가 구성원 의사와는 다른 선택을 한 것을 잇따라 비판한 바 있기 때문에, 차기 의료원장 선거룰 결정을 위한 양측의 샅바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의대 교수들이 주장하는 직선제 등 선거 룰을 법인이사회가 어느정도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위해 연세대 의과대학 내부에서는 추가적으로 치과대학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본지가 보도(1월 23일자)한 설문조사에 치대는 참여하지 않았는데, 설문조사 내용이 선거 룰 확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대 의견도 듣는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최근 연세의료원장·연세대 의대학장 선출을 위한 선관위가 구성됐고, 지난번에 빠졌던 치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선거 룰’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 의대는 의대·간호대·보건대학원 등 전임교원 591명(응답자 384명)을 대상으로 의료원장 및 의대학장 선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교수 1인당 1표 직선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65.9%였다. 의료원장에 위임(27.6%), 총장에게 위임(4.4%) 등 의견은 미미했다.
‘의료원장 및 학장 선출시 청문제도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70.1%에 달했다.
이 때문에 ‘교수 1인당 1표 직선제’ ‘청문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연세의료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형국이다.
더욱이 의대·간호대·보건대학원 등에 치대 설문조사 결과가 더해질 경우, 선거룰 확정 과정에서 의대 측 발언권도 더 커진다는 복안이다. 과거 ‘학장선거에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던 만큼 치대 의견도 앞선 의대 등 설문조사 결과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치대 내 전임교원 숫자는 110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치대도 일방으로 쏠리는 의견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설문조사에서 나왔던 결과와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이고, 선거 룰 학정 전에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총장과의 선거 룰 합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아울러 설문조사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선거 방식 결정에 반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가장 큰 부분은 의료원장과 학장 선출을 위한 선관위가 구성됐다는 것이고, 의치보건을 막론하고 교수들이 모여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선거 룰을 정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세의료원장 선거에서 선거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내부 구성원의 법인이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연세의료원장 선거에서 노성훈 교수가 정남식 교수보다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음에도 낙마했고, 지난해 같은 선거에서 이병석 교수가 윤도흠 교수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음에도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최근에는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서승환 총장보다 내부 구성원 득표수가 많았음에도 이사회로부터 외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