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정감사] 전공의 폭행 문제가 국회에서 다뤄졌다. 피해 전공의에 대한 미흡한 보호장치, 안일한 의료기관의 태도 등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사진]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전공의 폭행 사건을 살펴보면 가해자가 의사가 될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사람인지 의문이 든다”며 면허정지 등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인천 길병원 전공의 김모 씨는 여자 후배 송모 씨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병원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를 해임했지만 김씨는 법원에 전공의 지위를 보전하게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 승소, 다시 복직했다.

 

김 씨가 이긴 이유는 병원이 해임 관련 내용을 본안 소송에서 다투겠다며 가처분 소송에 맞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목희 의원은 “길병원의 이 같은 태도가 가해자에게는 복직해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피해자는 돌아온 김 씨와 2인 1조 당직 업무를 해야 했고, 결국 10여 일 후 사직서를 제출해 현재 무직 상태다.

 

이 의원은 “당시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보니 교수 징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왜 교수를 징계하지 않았느냐”고 소극적이었던 길병원의 대응을 비판했다.

 

길병원은 국회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기 위해 증인 채택 등에 나서자 해임 무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이근 길병원장을 대신해 출석한 이정남 진료부원장은 “근무 환경이 열악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안일하게 생각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을 묻는 이 의원에 “가해자 김 모 전공의는 대한병원협회 신임위원회에서 결정한 권고 사항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병협 신임위원회는 가해자 김씨의 수련정지를 병원 측에 권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길병원 전공의 정원 축소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참고인석에 앉은 피해자 송씨[사진 右]는 “가해자가 복직한 후 공식적으로 같은 조가 아니었는데 정형외과 다른 선배가 상욕을 하며 가해자와 함께 당직 설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전공의들이 나처럼 폭력에 의해 의사로서의 길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