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간 줄인 내과 다음 과제 '교육 질 유지'
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
2016.11.23 05:58 댓글쓰기

수련기간 단축에 성공한 내과가 다음 과제로 수련기간 중 익혀야 할 핵심역량 선정과 수련병원 개혁에 소매를 걷어 붙이고 나섰다.

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사진]은 현재 수련기간 동안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핵심역량 160여개를 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기존 4년으로 진행되던 3년으로 줄여 수련의 질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3년의 수련기간 동안 필수적으로 습득해야 할 역량들을 이달까지 선정하고, 내년 초 수련병원들에 전달한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은 “내과 수련기간을 3년으로 줄였기 때문에 그 과정 동안 얼마만큼 내실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할지가 가장 큰 숙제”라며 “11월까지 내과 수련기간 중 익혀야 할 핵심역량 정리를 끝낸 뒤 검토를 하고 내년 1~2월에는 수련병원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과에서 선정 중인 핵심역량에는 초음파 검사와 내시경 검사 등 술기를 포함한 160여개의 역량이 들어있다.
 

심초음파, 갑상선초음파, 관절, 복부 초음파의 경우 50건 이상 교육에 참여해야 하고 내시경도 50건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세부 방침을 세웠다.
 

충분한 지도전문의를 확보하고 있는 내시경의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초음파의 경우 대한임상초음파학회와 대한영상의학회와 협력해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역량 선정작업과 함께 향후 3년제 수련과정에서 전문의 시험 출제 경향도 바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은 레지던트 4년차 때 사실상 전문의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배려해줬는데,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된 만큼 수련기간에서 전문의 시험 준비를 위한 시간을 따로 빼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내과학회는 향후 3년 수련을 받은 레지던트에 대해서는 수련기간 동안의 내용만으로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전문의 시험 출제 경향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기존의 4년차 레지던트처럼 일정 기간 공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별도의 시험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환자만 열심히 진료했다면 풀 수 있는 방향으로 시험문제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련기간 단축 및 핵심역량 선정과 맞물려야 할 또 다른 수레바퀴는 수련병원 개혁이다. 현재 내과 레지던트는 전국 125개 의료기관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그런데 수련기간 개편으로 지도전문의와 수련병원에서 제공해야 할 교육의 질이 높아지게돼 수준이 떨어지는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엄중식 수련이사는 “단순히 수련병원의 수를 줄이겠다는 것보다는 수련병원이 양질의 전공의 수련을 하고 지도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형병원은 대형병원대로, 중소병원은 또 나름대로 수련병원으로서의 역할이 있다. 개별 병원들이 어떤 수련을 제공할 수 있는지 파악되면 모자병원 등을 활용해 전공의 교육에 적합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엄 수련이사는 “지도역량을 갖추지 못한 병원에 대해서는 개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학회가 파악해 지도역량을 갖추지 않고 있거나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보는 병원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정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호스피탈리스트, 결국엔 독립분과로 발전시켜야” 
 

내과학회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호스피탈리스를 장기적으로 독립분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련기간 단축으로 ‘3+2’ 체제로 세부전문의를 하거나,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학회가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강현재 총무이사는 “독립분과를 거론하기에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이 아직 미미한 면이 있다. 기존 분과에 버금가는 학문적 성과와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호스피탈리스트 직역이 내과의 중심이 돼야 하지만, 개별 병원에 종합내과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총무이사는 “시범사업을 통해 호스피탈리스트의 잡 포지션(Job Position)이 분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나아가 장기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가 장차 독립분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학회에서도 기존 전공의와는 다른 교육이나 수련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철규 이사장은 “미국은 환자안전을 위해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을 시작했지만 한국은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이 논의된 측면이 있다”며 “국내에서 어떠한 형태로 자리잡을지 모르지만 국내 여건에 맞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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