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해외환자 유치 실적 부풀렸다'
2011.09.22 03:16 댓글쓰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환자 유치에 대해 "실적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곽정숙 의원(민주노동당)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분석한 결과 "43.3%에서 주처치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았으며 해외 환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처치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진흥원이 제출한 지난해 외국인 환자 주처치 코드 17만9684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처치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사례가 7만1715건으로 전체 43.3%에 달했다. 이 중 959건은 외국인 환자의 연령, 국적이 아무 것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또 외국인 환자 유치는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 동포가 진료를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적합하지 않은 처치도 포함됐다. 실제 HIV 항체 검사는 307건(미군 1명)이 있었고, 이 중 국적 미상이 61건으로 19.9%였다. 매독 항체 검사는 150건(미군 2명)으로, 이 중 국적 미상이 68건 45.3%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응급의료 관리료 1439건, 의료급여-사회복지시설 내 원외처방 28건, 의료급여-혈액투석 정액수가 17건 등은 ‘유치’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심지어 신종플루 감염 전문관리료(치료거점병원)도 3건 있었다.

곽정숙 의원은 "상시 거주자 진료 및 응급상황 진료, 감염병으로 인한 진료 등은 정부가 말하는 ‘해외환자 유치’와 거리가 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치 보고 대상인 ‘외국인 환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해 나타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의료법 시행규칙 제19조의2에 근거한 조사대상은 '국적이 외국인이며 국민건강보험 미가입된 자로 외국인등록 또는 국내거소신고를 하지 않은 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국적이 외국인이며 국민건강보험에 미가입하고, 외국인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인 미등록이주노동자 및 그 가족도 포함될 수 있다. 법무부 추산 약 17만 명 가량의 미등록이주노동자가 있고, 이중 아동도 8000여명에 달했다.

극도로 신분 노출을 꺼리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고 하지만 응급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병원을 가게 된다. 특히 아동들은 갑작스레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본 자료에서도 12건의 소아 열성 경련 예방처치가 있었으며 이들 중 9건은 국적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 밖에 출입국관리법 상 외국인등록 예외자는 주한외국공관과 국제기구의 직원 및 그의 가족, 외교관 또는 영사와 유사한 특권 및 면제를 누리는 사람과 그의 가족 등도 있다.

곽정숙 의원은 "부정확한 진료 정보 입력, 지나치게 광범위한 대상자 규정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해외환자 유치 사업 활성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 아니라면 즉시 개선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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