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동료의 법정구속 사태에 격분한 전국의 의사들이 서울로 집결해 의료제고 개혁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제3차 전국의사궐기대회'에는 행사 시작 2시 전부터 의사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대한문 앞 도로 3차선에 모여 경기도 성남 의료진 구속 사태를 강하게 규탄함과 동시에 의료제도 개혁 촉구를 위한 구호를 제창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과연 3명의 의사가 고의로 환아를 사망하게 했나”라며 “의사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한 게 타당한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면 의사 모두가 구속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해결책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살기 위해, 교도소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득이 진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국민들은 힘들어지고 의료는 퇴보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도 “고의성 없는 진료 결과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물어 의료인을 구속하는 것은 의료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러한 안타까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고 의료인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 개혁과 의료분쟁특례법을 하루 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심에서는 의료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제대로 된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섭외이사는 “의사들은 의도치 않은 의료과실에 대해 민사소송에서 배상, 형사소송에서 구속, 면허정지 등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며 "2심에서는 올바른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의들도 힘을 보탰다.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수련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환자수, 수술건수만 내세우는 부끄러운 의료현실에서 전공의는 항상 희생양이었다”며 “전국의 전공의에게 이번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 조치는 너무나 큰 짐으로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전공의가 안전하게 수련을 받을 수 있고 환자 안전이 지켜질 수 있는 안전한 의료환경을 원한다”며 “국민의 곁에서 생명을 지켜낼 수 있도록 간절한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집회는 이원체제로 진행된다. 지난 1,2차 궐기대회에서 운집한 회원들 전체가 청와대 앞 효자동치안센터까지 행진했던 것과 달리 일부 회장단만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대한문에 남아 이원집회를 진행한다.
의협은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9‧28 의정합의문 일괄 타결 ▲의사의 진료선택권 인정 ▲저수가 해결 및 심사기준 개선 ▲한의사의 안압측정기 등 5종 의과 의료기기 사용 및 건강보험 적용 불가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이번 법원의 판결에 모든 의사들이 절망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의사들의 목소리가 정부와 시민에게 닿을 수 있도록 동참을 부탁한다"고 말했따.
한편, 궐기대회에 앞서 의협은 전국 시도의사회장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가 참여하는 확대 연석회의를 개최됐다.
최대집 회장은 궐기대회 행사에서 이번 의료진 구속 사태와 관련해 24시간 총파업 계획에 대표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