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공의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체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전공의 탄력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의대 김희주 함춘여자의사회장(동창회 간행부회장)
[사진]은 최근 동문기고에서 "여성 전공의가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다"며 "서울대병원도 전체 전공의 833명 중 378명(45.3%)이 여성으로 병원 진료에 있어 의존도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여자의사회가 실시한, '의학전공 여학생과 여자 전공의 환경 개선과 진로 결정을 돕기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223명 중 무려 91.9%(1124명)가 성별이 전공의 선발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김희주 회장은 "여성 전공의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 이뤄지는 수련기간 중에 결혼과 임신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나 현행 수련시스템 안에서는 늘 업무에 쫓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산 준비와 출산후 관리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여성 전공의도 근로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산전·산후 출산휴가가 보장돼 있으며 출산휴가의 경우 임의로 선택하거나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없는 규정임에도 수련 중인 여전공의들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여전공의들은 피교육자라는 신분 때문에 결혼과 임신, 출산이라는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업무공백을 우려해 전공의 선발시 여전히 '결혼 및 임신 금지 서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병원협회가 2009년 제정∙공포한 현행 '전공의 수련규칙'에서는 여성 전공의의 출산휴가를 명시적으로 보장하면서도 피교육자라는 점을 감안해 1회 출산휴가 기간(90일)만 수련기간으로 인정하고 2회 이상 출산한 경우에는 1회 출산휴가 기간(90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큼은 추가 수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전공의가 수련기간 중 2회 출산을 한 경우에도 서류상으로는 출산휴가 180일(90일 2회)을 다 쉰 것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실제로 출산휴가 180일을 다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지적이다.
최근 일부 전공의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여성 전공의가 수련기간 중 2회 출산을 한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첫 출산휴가 기간(90일)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큼 추가 수련을 받은 후에야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을 문제제기, 공론화된 바 있다.
실질적으로 1년간 유급되는 결과가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희주 회장은 "인권위의 최종 판단 결과, 수련기간 중 2회 출산을 한 경우라도 전공의 4년차 때 우선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고 이후에 추가 수련을 받도록 조치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번 조치가 예외적인 구제 방편이 아닌 일반적인 제도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수련 규정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여성 전공의의 출산 환경 개선을 위해 출산휴가를 부담없이 쉴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