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폭발했다. 대한병원협회가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동안 의사협회의 일방적 공격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도 쏟아냈다.
특히 봉직의사 노조 설립 등 병원계를 압박하는 의사협회의 행보가 지속될 경우 현재 대학병원 등에서 일괄징수해 주고 있는 의협회비 납부 방식을 전격 철회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한의사협회의 행보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산을 넘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 동안 의료계 양대단체인 두 협회가 서로의 지향점이 다른 탓에 대립각을 세워오긴 했으나 이처럼 상호를 비방하며 전면전에 나선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악화일로가 예상된다.
병원협회는 “의협 집행부는 병협을 경영자단체로 지칭하고 의사노조 설립을 독려하며 의료계의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계가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동료 단체를 비방하고 활동을 방해하는 등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고 혼란을 야기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병협은 특히 봉직의, 전공의 등을 선동 의사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이상석 부회장은 “피교육자인 전공의를 선동해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행보를 계속할 경우 병원계도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병협은 의협의 의사노조 설립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재 봉직의 및 전공의 월급에서 일괄징수하고 있는 의협회비 납부 방식을 전격 철회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의 의협회비 일괄징수는 근로기준법 상에도 문제가 있는 만큼 의협이 태도를 변화하지 않는다면 일선 병원에서 이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전공의 수련업무 수행기구인 병원신임평가센터의 의협 이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병협은 “신임평가센터는 현재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의협 집행부는 더 이상 전공의들을 선동하지 말고 즉각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