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S병원 최종 부도…개원 1년 70억 손실
병원계 '지방 이어 도미노 파산 현실' 우려감 팽배
2013.08.07 20:00 댓글쓰기

중소병원들이 신음하고 있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유출은 물론 경기침체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가 심화되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에서 속출하던 폐업 사례가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그나마 힘겹게 버텨온 이지역 마저 폐업 공포에 휩싸인 모양새다.

 

실제 인천 부평구 소재 S병원은 최근 관할 보건소에 자진 폐업신고를 냈다. 경영난에 따른 자금압박이 원인이었다.

 

이 병원은 지난 2012년 4월 최첨단 장비와 의료진을 앞세워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개원 1년 만에 폐업, 약 7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50병상 규모의 이 병원은 정형외과,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운영, 전문 분야 보다는 지역 거점병원을 지향했다.

 

특히 한방재활의학과도 개설, 양한방 협진을 시행하고 가천대 길병원과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2차 병원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S병원 관계자는 “개원 후 1년 동안 고전을 거듭했다”며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이 즐비한 상황에서 생존 자체가 힘겨웠다”고 토로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S병원과 같은 운명에 놓인 중소병원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대전 K병원의 경우 확장 이전을 시도했다가 1년도 안돼 부도를 맞았고, 부산 반송동의 B병원도 문을 닫았다.

 

2011년 비해 2012년 휴·폐업률 2배 ↑ 

 

각종 지표들 역시 중소병원의 도미노 파산을 예고하고 있다. 2011년 4.4%에 불과했던 병원 휴·폐업률이 지난해에는 8.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병상 규모별로 살펴보면 100병상 미만이 11.9%로 가장 높았고, 200병상 이하가 6.4%, 300병상 이하 4.3%, 300병상 이상 1.2%로,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일수록 폐업률이 높았다.

 

해가 다르게 폐업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회생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실제 2011년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760억원의 의료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20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2010년 10.9%에 달했던 의료이용 증가율 역시 2011년 6.0%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3.5%로 반토막이 났다.

 

의료이용율 감소는 환자수에도 잘 나타난다. 2002년 232만명이던 외래 및 입원환자가 2010년 311만명으로 늘었지만 여기가 끝이었다. 이듬해인 2011년 환자수는 294만명으로 5.4%나 감소했다.

 

경영수지 개선 여지를 찾지 못한 병원들은 대출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시작된 대출이 몇 년 새 눈덩이 처럼 불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병원은 196곳이며, 대출금 액수는 2562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약을 맺은 기업은행 자료만을 분석한 것인 만큼 다른 은행까지 합하면 중소병원들의 대출금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상당수 병원들이 경영난을 못이겨 건강보험 급여비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고, 이를 상환하지 못해 금융기관에 급여비를 압류 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06년 86곳에 불과하던 급여비 압류 기관수는 2007년 109개, 2008년 174개, 2009년 240개, 2010년 462개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압류금액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006년 118억원이던 압류액이 2007년 190억, 2008년 353억, 2009년 463억, 2010년 789억원으로 증가했고, 2011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중소병원들의 살림살이는 처참한 수준”이라며 “수 년 전부터 줄도산을 경고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라도 중소병원에 대한 규제완화, 인센티브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벼랑 끝에 선 중소병원들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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