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비극 의료양극화 '서울로 서울로'
의사·간호사 등 인력 수도권 편중 심화…해결법 증원 ‘이견’
2016.11.29 06:33 댓글쓰기


해묵은 의료양극화 문제는 오래 전 예견돼 있던 일로
,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의료인 정원을 늘리는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환자는 물론 의사, 간호사, 약사 등도 수도권 대형병원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역 간 의료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지방병원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유관 직능단체들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안이라며 기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환자가 아닌 보건의료인력 중심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동양대학교 조재국 교수는 의사 공급 부족과 대도시 쏠림으로 농촌 및 중소도시 병원들의 인력난이 악화되고 있다간호인력 역시 동일한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역별 의사인력 밀도를 살펴보면 91.0%에 달하는 특별시나 광역시에 비해 도지역은 4.4%로 절대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서울의 경우 무려 458.5%였고, 부산 97.6%, 광주 65.7%, 대구 60.4%, 대전 63.0%, 인천 41.5% 등 대도시 위주로 의사의 밀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강원 1.5%, 경북 1.8%, 전남 2.4%, 충북 3.1%, 충남 3.6%, 전북 4.3% 등 지방 도 단위 지역의 밀도는 한 자리 수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 중소병원들은 운영의 가장 큰 애로점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결과 전체 병원의 84.0%인력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환자수 감소(62.3%)’, ‘자금조달 어려움(30.7%)' 보다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고충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간호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간호인력 확보 상황의 바로미터인 간호등급 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실제 서울 및 광역시를 제외한 군단위 병원 간호등급 현황을 살펴보면 1~5등급에 해당하는 병원은 5%에 불과했다. 나머지 95%는 삭감 대상인 6등급 이하였다.

 

약사의 지역별 분포 현황도 마찬가지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약사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이 25.8%로 가장 많고, 경기가 20.2%로 뒤를 이었다. 두 지역에는 무려 45.8%의 약사가 몰려 있다는 얘기다. 나머지 지역은 한 자리 수 안에서 대동소이하게 분포돼 있었다.

 

조재국 교수는 이러한 의료인력 양극화 문제 해소책으로 법정 정원에 대한 재조정을 제안했다. 즉 이들을 양성하는 대학의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의 경우 의과대학 신설 보다는 기존 대학 정원의 증원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현재 일부 의과대학에 정원이 과다하게 배정돼 있어 지역별 배분은 무의미한 상태라며 비용과 양성기간 등을 고려할 때 신설 보다 기존 대학의 정원을 늘려주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역시 유휴인력 재취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라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공급 증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유관단체에서는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땜질식 처방으로는 작금의 의료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김태형 의무이사는 현재도 국토 면적 대비 의사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은 편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정원을 늘리면 오히려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간호협회 김원일 정책자문위원은 작금의 상황은 간호사 부족이 아닌 수급 불균형이 문제라며 대형병원에는 간호사들이 줄을 서 있고, 중소병원에는 지원자 조차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해서 그동안 간호대학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원인 파악부터 제대로 한 후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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