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의대교수, 의료대란 동상이몽 '확연'
29일 공개석상 첫 대면, 정부 원칙론 고수에 교수들 분통
2024.05.29 16:26 댓글쓰기

지난 2월 의대 정원 2000명 발표 이후 복지부와 의대교수들이 공개적으로는 처음 마주한 자리에서 의정 간 견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 복지부 관계자 발언에 의대 교수들은 낙담하거나 울분을 감추지 못하며, 의정 갈등 100일째에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었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29일 서울의대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심포지엄의 패널로 참석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책무'를 강조했다.


김 과장은 "전공의들이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의사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수련을 받았기 때문에 그 책무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탕핑'만이 대안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탕핑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드러눕는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는 오랜 시간 동안 현재 의료시스템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갖고 의료개혁 정책패키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병원이 무한경쟁에 내몰렸기 때문에 부피를 늘리고 서로 몸을 갈아 넣어야 살아남게 됐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자는 정부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해 말했다"고 덧붙였다.


의정 간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상호 불신 탓에 만나 얘기하면 공회전만 거듭한다"라며 "지표로 설명되지 않은 수단과 방법들이 있는데 여기서부터 오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필수의료 패키지가 발표되기 전에 여러 버전이 있었는데, 여기서 했던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내용이 바뀌었다고 해석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의정 간 접점이 더 많았으면 더 나은 솔루션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부족했다. 현 의료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성공 사례를 찾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의료계 고민 잘못 이해…큰 벽 느낀다"

"의료계 대화 채널은 의협, 다른 채널 찾는 정부에 황당"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는 "정부가 우리들의 고민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 큰 벽을 느끼고 있다. 속된 말로 '나가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나간 가장 큰 이유는 필수의료 패키지가 아닌 정원 문제"라며 "연간 2000명을 증원해야 할 만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한번 보고 싶다. 그게 있다면 내가 정부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낼 텐데 아무리 뒤져봐도 그게 없다. 정말 한번 좀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계 역사상 가장 참담한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 자존감을 완전히 짓밟은 태도에 대해서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그것이 또 어떤 후유증으로 남을지 두렵다"고 덧붙였다.


하은진 서울의대 교수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전공의들은 필수의료를 선택했다.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억지로 끼워 넣으려니 안 돌아가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필수의료를 계속하고 싶게 해줘야 한다. 나쁘다고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 필수의료를 계속 하고 싶기 때문에 정부에 바뀌어달라고 얘기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의료계를 대표할 집단이 없다고 하지만 의협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법적 기구고, 그에 대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다른 대화 채널을 찾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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