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사진]이 '사원총회'를 정관에 명문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선거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무소불위 대의원회 견제 장치로 추진하되 정관 개정 부결 시에는 위임장을 통해서라도 오는 10월 사원총회를 강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히고 나섰다.
사원총회는 노환규 전 회장이 제37대 집행부 당시 이미 내부개혁 카드로 꺼내든 바 있지만 의협 대의원회로부터 불신임 당해 결국 무위로 돌아간 사안이다.
송 후보는 10일 서울역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현실에 안주하는 일부 지도자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후배들에게 기성 세대의 생각을 강요했다"며 대정부 투쟁을 위해선 반드시 내부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송 후보는 "대의원회 운영 규정에 명시된 청원 절차를 활용, 사원총회 정관상 명문화를 포함한 정관 개정 청원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사원총회 개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관 개정 부결 시 위임장 통해 '강행'-의대교수회와 협의체 '구성'
만약 청원이 대의원회를 통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4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관 개정이 부결된다면 위임장을 받아 10월경 사원총회를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송 후보의 선대본부에 이날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은 송형곤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미 37대 집행부에서 2곳의 법무법인에 법률 자문을 구했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사단법인 의협 회원총회에서 정관 변경에 관한 사항을 결의하고 대의원의 징계, 해임 규정 등을 정관에 신설해 변경하는 결의는 적법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송 후보는 "내부개혁, 대정부 투쟁, 의사회 회원의 자존심 회복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하겠다"며 "내부개혁 없이는 어떠한 대정부 투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투쟁'을 카드로 걸고 나선만큼 전국 단위의 상시 투쟁체와 의사의 날을 제정하고 리베이트 헌법소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송 후보는 이와 함께 "의과대학 교수의 근무 환경 및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전담이사제를 도입하고 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의 소통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표준근로계약서를 통해 봉직의와 전임의들의 고용 및 근로환경을 안정화시키고 신규 개원의를 위해 개원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개원 장벽을 허물겠다고 제시했다.
송 후보는 또한 "전공의 수련평가기구의 독립 및 전공의 노조 설립을 추진하겠다"면서 "개원의를 대표하는 통합된 전국 단위의 의원급 의료기관의 중앙단체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그 가운데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는 송형곤 前 대변인이 선대본부에 참여하고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축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노 전 회장은 "지난해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을 막기 위한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정부 압박에 대다수 지도자들이 떠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투쟁위원회에 남아있던 분이 송후빈 회장이었다"고 밝혔다.
노 전 회장은 "3월 10일 총파업 당일까지 앞장서서 투쟁을 이끌어준 송 후보에게 감사하다"며 "송 후보의 노력이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로부터 옳게 인정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문집 단국의대학장, 김갑득 대한응급의학회장, 장용석 대한외과의사회장, 신현길 대한신경과의사회장, 최봉춘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장, 이상운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 이영홍 순천향대의대동창회장, 이상문 순천향의대인천동문회장, 김영완 충남 의장, 이승주 천안시의사회장 등 의료계 지도자 1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