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에 1400병상 규모의 복합의료클러스터가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구심점이 되는 종합병원은 서울아산·삼성·서울대·세브란스 등 ‘빅4 병원’의 현직 주요 의료진 8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과연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광명시에 따르면 소하1동 SK테크노파크 옆 의료시설 부지와 KTX 광명역세권 인근 도시지원시설 부지에 각각 대형종합병원과 의료복합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소하 1동 의료시설부지 1만9114㎡에는 2018년까지 20개 진료과 9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이 건립된다. 하반기 개원 예정인 이 병원은 여성암과 소화기암 등 중증 질환을 치료 전문 기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KTX 광명역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부근 도시지원시설부지 1만9835㎡에는 2021년까지 암전문요양병원, 암케어센터, 항노화센터 등 500병상 규모의 의료복합시설이 추가 개원한다. 또한 이 주변에는 의료관광호텔과 문화복합체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해당 사업에는 총 5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미래에셋증권이 재원조달 관련 금융자문 및 지원을 맡는다. 코리아신탁은 ‘리츠’(부동산투자 전문 뮤추얼펀드) 설립 및 운영을 담당한다.
종합병원 구축 및 운영은 메디애드 병원컨소시엄이 주도한다. 메디애드 컨소시엄은 5월 중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고, 연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지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내년 병원 착공 후 2018년부터 단계적 개원
2016년 상반기 착공,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병원을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메디에드 컨소시엄에 따르면 2018년 개원 예정인 900병상 종합병원은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에서 핵심 인물로 인정받고 있는 현직 교수 8명이 주축이 된다.
회사 관계자는 “빅4 현직 교수 8명이 의기투합해 새롭게 병원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의료계가 넓지 않은데다가 서로 다 인맥이 있고 친분이 있는 분들 8명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들 교수 8명은 개원 예정 병원에 센터장급으로 합류하게 된다. 8명 센터장이 구심점이 돼 후배 의료진 영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센터 진료과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이들 8명의 진료과목이 공개되면 병원 내부 단속이 이뤄질 수 있어 곤란하다”며 “각 분야 '명의'로 통하는 분들”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길목서 지방환자 '흡수'…인근병원 타격 ‘촉각’
900병상 종합병원 설립으로 광명시민은 지역 내에서 암 치료를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접 지역에 위치한 대형병원은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대구로병원이다. 좀더 넒게 보면 이대목동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약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병원이 개원하면 서울 주요 병원으로 집중되는 지방환자 쏠림 현상도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KTX 운행편의 80%가 광명역에 정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방 환자들은 서울에 와서 암 수술 및 치료를 받고 있는데 광명역에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양질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근 대학병원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고대구로병원 내과 교수는 “고대구로병원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이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자신이 충성도가 있는 빅4를 찾는 것처럼 아무리 새 병원이 들어선다 해도 올 사람은 계속 온다”고 말했다.
이어 “ 빅4 유명 의사 8명이 뭉쳤다고 하지만 1400병상 운영은 쉬운 것이 아니다. 암병원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세브란스병원도 재미를 못 보고 있다”며 “또한 의사들은 위험한 선택을 안하기 때문에 당장 의료진 영입부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청도, 전라도 등 지방환자 유치를 겨냥한 것 같은데 KTX 타고 조금만 더 가면 삼성이 있고 서울이 있다. 검증된 서비스를 놔두고 새로 생긴 병원에 가겠느냐”며 “조금 더 구체적인 윤곽이 나와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