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AI)적용 의료기기 대부분이 임상시험 절차를 종료하고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용화 후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한 급여 여부 결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AI 기술 적용 의료기기가 총 3건이라고 8일 밝혔다.
이들 국내업체는 각각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의 뇌경색 유형 분류 소프트웨어 ▲‘뷰노’의 성장기 어린이 등의 골연령 측정 소프트웨어 ▲‘루닛’의 폐질환 감별 AI 소프트웨어로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한 질병 진단 및 의료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업계 의견에 따르면 해당 제품들의 성능 자체는 어느 정도 검증된 상황이다.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경우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후향적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절차상으로는 임상시험 계획 승인 단계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프로토콜에 따라 기존 환자들의 영상 자료를 분석하는 형태의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그 진행 과정과 결과가 합당했는지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허가 자체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의료기기 허가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강영규 연구관도 “뷰노의 골 연령 진단 소프트웨어가 빠르면 내달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지금부터는 이들 제품이 신의료기술 승인을 통해 급여화로 진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FDA 승인도 내다보고 있어 허가에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적용되는 기술이 기존과는 다르기 때문에 신의료기술 승인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기술이 적용된 의료 소프트웨어 중 암 진단을 보조하는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의 경우 현재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국내에서 개발된 이들 소프트웨어가 실제 급여권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의료기관 내에서 인공지능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실현되는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뷰노 측 관계자는 “의료용 소프트웨어도 기기로 간주돼 동일한 수준의 임상시험 프로토콜 준수 및 GMP허가 등을 거친다”라며 “제품 자체는 허가가 나면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이 이미 몇 있는 상황이다. 차후 신의료기술 승인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