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경희대학교의료원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제3 병원 건립이 금년도에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어느 지역이 낙점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기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경희대의료원 제3 병원이 400병상~600병상 규모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병원 유치 러브콜을 보내는 지자체들의 행보도 분주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용인동백세브란스·광명중앙·의정부을지·부영그룹종합병원 등 수도권 개원 러시
28일 병원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개원이 예정된 종합병원급 이상의 총 병상수는 약 3600여 개다.
용인세브란스병원(755병상)은 금년 3월 정식개원을 앞두고 있으며, 광명중앙대병원(690병상)과 의정부을지대병원(1234병상)은 2021년, 서울 금천구에 들어서는 부영종합병원은 오는 2023년 개원이 예정됐다.
개원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설립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는 병원도 적잖다.
인천에는 송도세브란스(500병상)와 청라지구 종합병원(500병상) 설립이 예정돼 있으며, '제2 인천의료원'도 최근 건립 타당성 연구조사를 마쳤다. 시흥시화병원은 2020년 500병상 규모로 신축 개원을 추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의료원은 김기택 초대 경희대의료원장이 지난 2019년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제3 병원 건립을 공식화하며 대학병원 분원 설립 움직임에 가세했다.
경희대의료원은 최근 신병원 병상규모를 400~600개 수준으로 설정하고 금년에는 건립 계획을 보다 구체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원 건립 위치를 두고선 다양한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희대의료원 관계자는 "관심있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잘 진행시켜 경기 남부권이든, 아니면 북부권이든 병원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 국제캠퍼스 부지-경기도 종합병원 공백지-유치 의향 강한 지자체 등 다양한 방안 검토
당초 3병원이 들어설 자리로는 수원시와 인접한 용인 기흥구에 있는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부지가 유력했다.
하지만 국제캠퍼스에서 불과 5km 떨어진 수원 영통구에 아주대병원이 있고 또 800병상 규모의 서수원 종합병원이 2022년 개원을 예정하고 있어 건립시 향후 환자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인구가 36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인 하남시는 대표적인 종합병원 공백지역이다.
하남시 인구는 학암동 일대가 위례신도시에 포함되고 또 선동 주변을 중심으로 미사강변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하남시 교산지구가 과천시와 함게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계획에 포함되면서 앞으로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남시와 바로 붙어있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는 경희대의료원 산하 강동경희대병원이 자리해 있다.
14년간 서울 강동과 하남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고 평가되는 강동경희대병원이 있는 만큼 의료원 입장에서 ‘가족경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서북부에서는 최근 종합병원 유치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한 파주시와 종합병원 유치계획이 구체화된 인천 영종국제도시에 눈길이 간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점사업으로 종합병원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지역계에 따르면 최근 파주시는 미군반환 공여지인 문산읍 선유리 캠프 자이언트(48만㎡)와 캠프 개리 오언(69만㎡)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과 수도권 종합병원과 접촉하고 있다.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종합병원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던 영종국제도시는 최근 "종합병원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유치 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말 공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은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지(10만5000㎡)에 건립될 예정이다.
한편, 경희대의료원은 제3 병원 건립 추진을 발표한 이후 많은 지자체들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前) 연구기관 부지 매입 제안과 경희의료원이 있는 서울 동대문구에 인접한 다른 구(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다양한 접촉이 진행된 걸로 전해진다.
병원은 최종 결정은 유보한 채 각 지자체들과 논의를 계속하면서 유력한 후보지 몇 곳을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의료원 관계자는 "기존에 이야기가 나왔던 국제캠퍼스 부지보다는 다른 곳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