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젊은 의사들의 사직 투쟁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내놓자 전공의와 전임의들도 사직서 작성에 착수하면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26일 복수의 전공의들에 따르면 현재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사직서 작성을 시작해 오늘(27일) 오전까지 병원별로 취합 예정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세균 국무총리와 대전협이 합의문을 발표하며 유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듯 했지만,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과 전공의들의 사직서 작성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6일 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홈페이지에 공지한 바에 따르면 오늘 있을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은 희망자 사직서 작성이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병원들에서 사직서 작성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현재 전공의들이 사직서 작성을 시작했고 제출은 대전협의 방침에 따라 추후 이뤄질 예정“이라며 ”다른 병원 전공의들 역시 사직서 작성에 이미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대전협이 발표한 로드맵에서 사직서 작성 시작 일자로 고지했던 8월31일에 비해 앞당겨진 일정이다.

전공의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 대신 업무개시 명령이라는 강제력을 동원한 데 따른 반작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26일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실제 이날 각 수련병원에서는 공무원들의 업무개시 명령서 전달과 현지 조사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대전협 서재현 대변인은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강압적으로 나오자 전공의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사직서를 작성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사직서 작성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전임의들 역시 사직 투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에는 전날 10여 명의 전임의들이 병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또 다른 빅5 병원의 전임의들 역시 사직서 제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더라도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 정책관은 “집단적인 파업의 한 일환으로서 제시되는 사직서의 경우에는 여전히 의료법 제59조 2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분명히 있고, 업무개시 명령을 발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