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기획 2]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새 정부에 합류할 보건의료 인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에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서울대 출신이 많으며,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공약 설계 및 선거운동 등에 참여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유독 보건의료계의 윤석열 캠프 합류가 늦었고, 눈에 띄는 활약한 인물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마평은 무성하지만, 유력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이유다.
보건복지부장관 후보, 서울대 출신 물망
오는 5월 초대 내각 인사에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건의료계에선 누구보다 차기 복지부 장관 후보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평소 윤석열 당선인이 “정치권에 빚이 없다. 오로지 능력 우선으로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겠다”고 자주 언급해왔던 터라 후보군마저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윤석열 당선인은 정권을 잡게 되면 실력 있는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해 국정운영을 하겠단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그는 대선캠프 내에서도 우리나라 최고로 꼽히는 해당 분야 전문가 그룹을 꾸렸기에 이들을 중심으로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을 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기 복지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윤 캠프 전문가그룹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물망에 올랐다.
실제 안상훈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사회복지문화과 간사로 임명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거 캠프에서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복지 공약을 설계했다.
안 교수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사위로 박근혜 정부 당시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를 내세운 바 있다.
그는 ‘사회 서비스 복지’를 핵심 기치로 내걸었다. 무분별한 현금 복지보다는 취약 계층에게 ‘현금 복지’를 두텁게 하고, 전 국민에게는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복지 구상의 주된 방향이다.
김현숙 숭실대 교수는 당선인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청주 일신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고용복지수석을 지냈던 그는 저출생·보육 분야 정책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앞서 김 교수는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관련 연구를 했으며, 학교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보육, 저출산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보건의료계 출신인 김승희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서울대 약대 출신이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이번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 캠프인 ‘국민캠프’의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을 맡아 정책 자문 및 공약 개발 등에 힘을 보탰다.
다수 언론은 이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뒤 이후 입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 다퉈 내놓고 있지만 제3의 인물이 부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첫 의사 출신 식약처장 나올까?
새 정부 출범 이후 내각의 인사가 정해지고 나면 국무총리 직속기관인 식약처의 차기 수장에 대한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 시점에 식약처장 후보를 예상하는 일이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새 정부가 미래 국부 창출을 위한 먹거리로 지목한 ‘제약·바이오’ 산업 관련 부처이기에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전통적으로 식약처장은 약계 출신 인사가 많이 임명됐다.
1998년 복지부 소속 의약품안전관리본부에서 1998년 식약청으로 출범한 뒤 16명의 처(청)장이 부임했는데 이중 절반이 약사 출신이다.
이의경 처장(5대), 류영진 처장(4대), 김승희 처장(2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는 공무원 및 학계 출신이다.
복지부 장관처럼 구체적인 후보자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의사 출신 식약처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유인즉슨 20대 대선에서 약사단체가 이재명 후보에 더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대체조제, 공공심야약국 등 숙원 과제 해결을 약속받으며 적극 지원했지만,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대략 후보군을 따져봐도 손에 꼽힌다. 윤석열 캠프에서 활약했던 김승희 전 의원은 식약처장을 이미 역임한 터라 재임명이 어렵고,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공을 인정받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내부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첫 식약처장은 외부 인사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이에 새 정부에서 의약학 전문성을 갖추고, 현 정부와 보폭을 맞출 수 있는 의사 출사 인사가 식약처장에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행정, 정치, 학계 등 의약계와 전혀 무관한 제3의 인물이 처장직에 임명될 수도 있다.
복지부 장관이든 식약처장이든 일단 안철수 대표와 공동정부를 구성키로 공언해온 만큼 윤석열 당선인측 일방의 결정보다는 상호 논의 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한 인사는 “대선 승리에 기여한 국민의힘 선대위 인사부터 인수위, 내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기석·박은철교수 ‘주목’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캠프를 지원했거나 국민의힘에서 보건의료 공약에 자문을 했던 인물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의료계 인사로는 삼성서울병원 백경란 교수가 유일하게 인수위 산하 사회복지문화과 간사로 임명됐다. 감염병 전문가로서 인수위 열차표를 따낸 것이다.
백 교수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현재는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와 성균관대 의대 내과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제30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향후 백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체계를 구축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코로나 특보로 활약한 정기석 전(前)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도 새 정부 참여 유력 인사로 꼽히고 있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데다 국민의힘 소속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에 쓴소리를 해왔다.
국민의힘에서 보건의료 공약 설계 및 자문을 총괄한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도 윤석열 정부 내각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점쳐지고 있다.
박 교수는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보건바이오의료정책분과위원장직을 역임했다. 집권 100일 내 감염병 대응체계 전면 개편, 공공정책수가 신설 등 필수의료 강화와 같은 보건 공약을 설계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신의진 전(前) 의원도 새 정부에 합류 가능한 인사로 꼽힌다. 소아정신과 출신 의사인 그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직에 임명된 바 있다.
게임중독법과 1% 징수법을 발의했던 신 전 의원은 보건의료는 물론 아동 정책 등에도 목소리를 내왔다.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메리트도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인물이다.
변호사이자 의사 출신인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국민의힘 선대위 코로나 위기대응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박 교수는 MB 정부 시절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의협 임원으로는 이상호 대외협력 이사, 송병주 감사,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김재왕 경북의사회 의장, 이재범 대외협력자문위원 등도 국민의힘에 줄이 닿아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에 보건의료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늦게 합류하면서 인수위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며 “하지만 서울대 출신을 대거 기용하면서 예상 못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인수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복지부 장관이나 식약처장도 서울대 출신 의약계 인사가 뽑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 스타일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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