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원장은 신년사에서 "의료중재원이 하는 일은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 측의 피해를 신속 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에게는 안심하고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원장에 따르면 의료중재원은 하루 150건 내외의 상담과 총 500여 건의 조정·중재 사건을 처리했다. 민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친절하다는 응답이 93.7%에 달했다.
"의료분쟁의 근원적 해결책은 불신 제거"
추 원장은 "다양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와 이에 내재된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깊이 깨닫게 됐다"며 "모든 갈등 원인이 그러하듯 의료분쟁도 서로 믿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의료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 깔린 불신을 제거하고 서로 믿게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히포크라테스를 인용해 "어떤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가 위험하다고 의식하면서도 오로지 의사에 대한 신뢰감만으로도 건강을 회복한다"며 "환자는 의사를 믿어야 병이 나을 수 있고, 의사는 환자를 신뢰해야 소신진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원장은 이어 "의료분쟁 발생 시 환자와 의료인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먼저 의료중재원 임직원이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받는 믿음직한 중재자가 돼야 한다"며 "기관의 원훈을 바르게, 따뜻하게로 정했다. 이렇게 해야 모두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추 원장은 의료사고 손해배상금 대불 재원에 관한 의사들의 불만을 인정하면서도 합리적인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의사들에게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이나 손해배상금 대불 재원을 분담하라고 하는 것은 의사의 자존심을 짓밟는 위헌적인 제도라며 극심한 반발이 있는 것을 안다"며 "이러한 불만과 반발이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점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경청할 만한 상당한 이유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 시행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인이 제기한 불편을 꼼꼼히 살펴 시정할 것은 시정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학회와 공동연구 등을 통해 입법 건의를 하겠다"며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 분쟁해결기관에 대해 멘토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추 원장은 "이제 의료사고가 나더라도 다투지 말고 그 해결을 의료중재원에 맡겨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