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개정·비급여 자료 공개' 과제
의학한림원, 빅데이터 활용 포럼…복지부 '투자·전문인력 양성' 강조
2013.10.30 20:00 댓글쓰기

보건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조속히 개정해 의학연구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 부각됐다.

 

현재 정보가 부재한 민간의료기관의 비급여 부문에 대한 자료 공개와 활용 역시 필수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국회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실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을 주제로 보건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개인식별 보건의료정보라도 공중보건을 위해 당사자의 동의 없는 활용을 허용하는 예외적 규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우선적으로 공익적 목적의 빅데이터 활용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지만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늘 걸림돌이 돼 왔다.

 

개인정보보호법이 2011년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보건의료 분야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박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은 공중보건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고려가 없다”며 “개인식별 정보를 삭제한 보건의료정보는 적극 공개해 민간의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개인정보보호법 틀 속에서 이 같은 개혁이 불가능하다면 보건의료정보보호법의 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입법적 이슈와 함께 또 하나의 쟁점은 정보가 전혀 없는 민간 병원들의 비급여 부문 데이터 공개와 활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만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 및 해석을 하기에 한계가 있어 EMR 등 자료 공개가 필요하지만 민간 병원들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비급여 부문 자료가 확보돼야 전체 의료계의 정책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는 기관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회장은 “불신 해소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거나 방안이 병행된다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공단 등 국가기관의 자료공유에서부터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신뢰가 깨지면 협력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뢰는 자료공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상호 신뢰를 위해 자료산출 과정에서부터 협력해 정확한 데이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협력, 대규모 투자 및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어필했다.

 

복지부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느낀 것은 민간의 합의를 이끄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번 포럼과 같은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투자 역시 필요하다. 대통령의 관심 등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의료계에서 지금 집중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전문 인력 양성이다. 선각자들이 의사들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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