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남북생명보건단지 조성, 보건의료협력체계 마련'
박상민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부소장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남북원헬스종합병원 등 건립'
2021.06.27 17:2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생명보건단지' 조성을 통해 남북 보건의료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지난 6월25일 열린 2021년 통일보건의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박상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부소장(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한반도 건강안보와 생명권 보호를 위한 원헬스 연구임상산업 교류협력 준비'를 주제로 발표하며 남북생명보건단지 연구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남북 협력 추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남북생명보건단지는 지난해 11월 통일부가 남북 보건의료협력과 바이오산업 교류 등을 추진하겠다며 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에 연구를 의뢰한 일종의 첨단 산업단지다.
 
박 부소장은 남북생명보건단지 조성 장소로 DMZ를 제시했다. DMZ야말로 남북 인력의 자유 왕래가 가능한 장소라는 것이다. 

그는 "남북한 전쟁의 역사인 DMZ가 더 이상 반(反) 생명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 공간'으로 전환되는 평화를 상징하는 문명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DMZ 내부 혹은 인근에 'DMZ 평화다리'(가칭)를 만들어 남북 인력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생명보건단지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시설로는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과 '남북원헬스종합병원', 남북생명보건산업단지 등이 언급됐다.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은 남북 의·과학 연구진이 모여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이다. 
 
박 부소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서 머물렀던 퍼주기식 지원 접근이 아닌 남북한 수평 협력모델로 한반도 식량안보를 전제한 기술협력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된다"며 남북 공동 연구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남북 공동 기능성 천연 의약물질 개발 추진
 
그는 '남북 공동 기능성 천연 의약물질 개발'을 예로 들며 "실제로 북한에서 활용되는 천연물 신약 종류가 많다. 우리는 동물실험 단계인데 북한은 임상까지 마친 상황이기에 남북이 협력할 수 있다면 좋은 모델이 개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소장은 천연 의약물질 개발을 위한 남북 공동연구로 ▲1단계 한반도 유전자원 공동탐색 ▲2단계 고기능 물질 분석평가, 남북한 공동연구 개발, 북한 인력 교육 ▲3단계 스마트 온실재배 순화 4단계 식물공장 재배, 물질 생산, 산업화, 소득 창출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은 '먼거리의료봉사체계'라는 이름으로 원격의료 기술 활용을 실생활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면서 "북한 내 시스템과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합쳐 다른 개발도상국에 도입 가능한 원격의료 모델을 수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 부소장은 감염병 관리 및 예방접종도 남북 공동으로 진행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공동 감염병 관리 및 예방접종을 위해선 ▲1단계 감염병 현황 데이타베이스를 공유하고 ▲2단계로 남북한이 약재를 공동연구로 개발하고 ▲3단계 임상을 적용해 백신개발 산업화를 시키고 ▲4단계 북한주민 예방접종과 한반도 감염병 공동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북원헬스종합병원은 인간부터 동식물까지 아우르는 건강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제시된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 도입된 종합병원이다.
 
북한 내 치료가 어려운 암·심장질환·감염병 등의 치료에 나서는 것을 넘어, 동·식물병원을 함께 운영해 북한 농장 내 감염병과 농작물 병해충에 대한 개선을 남북이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기기 복합센터와 제약신약 GMP(우수 제조 관리 기준) 등을 신설해 남북생명보건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안도 제시됐다. 남북이 함께 의료설비와 의료품을 만들고, 백신과 치료제 연구에도 남북이 손발을 맞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주장이다.
 
박상민 부소장은 "남북생명보건단지 조성을 통해 평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남북생명보건단지는 실질적인 남북한 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한반도 평화교두보 역할을 하며 국제영향력
강화 기반 마련할 수 있다"며 새로운 남북교류협력 기획안으로 생명·의과학 발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비용을 공동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소장은 "실질적 실행을 위해선 장애물이 많다"면서 "단지 구성을 위해 사전 준비를 하고 국제적 협력을 끌어내는 게 앞으로 당면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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