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세계적으로 응급의학과 전공의 교육 평가 패러다임이 ‘역량 바탕 수련모델’로 변화하고 있어 국내 응급의학계도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역량(성과)바탕 교육은 학습자들이 학습 후 실제 현장에서 발휘해야 할 역량을 정의, 그에 따라 교육목표·내용 및 평가를 계획하는 교육과정 모델을 말한다.
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이를 이미 의대 교육에 적용하고 최근에는 전공의 수련에도 도입 중이다. 국내 응급의학과도 신뢰가능한 전문역량(EPA)과 평가도구를 개발 중이다.
22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2022 춘계학술대회 ‘응급의학전공의 수련교육 새로운 패러다임 : 역량바탕 수련모델’ 세션에서는 응급의학 전공의 주요 역량 및 교육평가 모델이 소개됐다.
이날 김찬웅 교수(중앙의대 응급의학교실)는 “예전에는 교육자가 학습 목표를 정해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이제는 단계별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1년 차에는 어느정도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등 단계별 로드맵과 이에 맞는 교육·평가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환자 안전과 삶의 질 향상 ▲상호협력적 관계 ▲합리적 의사 결정 ▲직무 윤리 준수 등을 꼽았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특히 다른 의사와 협진·존중 자세 중요"
그는 특히 “응급의학과 의사라면 다른 의사와 협진,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팀내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진료팀 리더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혜 교수(연세원주의대 의학교육학과)는 EPA에 대해 전문의가 전공의에게 완전히 위임 가능한 실무 단위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는 ▲레벨 1 옆에서 관찰 ▲레벨 2 같은 공간에서 직접적이고 적극적 감독 하 실행 ▲레벨 3 방에서 감독 없이 EPA 실행, 필요하면 즉시 감독 가능 ▲레벨 4 감독 없이 일함 ▲레벨 5 후배 전공의를 감독함 등으로 나뉜다.
박 교수는 “전공의에게 완전히 위임 가능한 수준은 레벨 3부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교수(가톨릭의대 응급의학교실)는 현재 전공의 수련 문제점으로 능력이 아닌 수련기간에 기반한 프로그램, 형식적이고 쓸모없다고 느낄 수 있는 평가, 불명확한 전문성 발달 과정 등을 지적했다.
전공의들을 관찰하면서 가르쳐야 하는데, 현재 임상교육자들이 너무 바쁜 점도 문제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미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은 여러 평가자가 다양한 업무현장바탕평가를 실시한 후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개별 전공의의 역량 성취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대안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우리 학회가 개발한 종합수련평가 표를 1년에 한 번 씩 지도 전문의가 작성토록 결정했다”면서도 “다만 지도 전문의들과 공감대를 이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새 평가모델을 도입하는 만큼 전공의들의 저항은 없겠냐는 질문에 박경혜 교수는 “병원마다 전공의 인원이 달라 인원 수가 적은 병원의 의견 수렴은 아직 되지 않았다. 더 청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