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5명이 정년퇴임으로 정든 교정을 떠난다. 이들 모두 진료와 연구, 교육에 이르기까지 큰 족적을 남겼다.
서울의대 교수로 반평생을 보낸 이들은 정년퇴임 이후 바로 진료를 이어 가거나 학교에 남아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월 말로 정년을 맞는 서울의대 교수는 △윤강섭(정형외과) △박성섭(진단검사의학과) △정영섭(신경외과) △정희순(호흡기내과) △이종구(가정의학과) 등 5명이다.
이들 모두 해당 분야 후학들에게는 기라성 같은 스승들로, 지난 30년 동안 머물렀던 진료실과 연구실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정형외과 윤강섭 교수(1981년 졸업)는 관절염 및 고관절 분야 최고 권위자로, 대학시절부터 외길을 걸어온 뼛속까지 서울의대인이다.
고관절 골절 및 인공관절 수술, 인공관절 재치환술을 포함해 약 수 천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는 등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줄기세포 치료에 있어서도 선구자 적인 역할을 시행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 관절염 및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치료법을 개발해 국내외에 발표한 바 있다.
윤강섭 교수는 오는 3월부터 중앙대의료원 교육협력 병원인 남양주 현대병원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진단검사의학과 박성섭 교수(1983년 졸업)는 분자진단 및 분자유전학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기며 국내 진단검사 역량 강화를 이끌었다.
지난 2016년에는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메르스에 대한 전장유전체를 분석결과를 발표해 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연구는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는 돌연변이가 아니었음을 규명, 신종 감염병에 대한 허술한 방역체계에 문제가 있었음을 논리적으로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유전및분자진단연구회 회장,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비의료기관 외부정도관리위원회 위원장,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진단분자유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신경외과 정영섭 교수(1981년 졸업)는 뇌동맥류, 뇌출혈, 뇌혈관종 등 뇌혈관 질환 권위자로, 30년 이상을 모교에서 진료와 연구, 교육에 매진했다.
특히 모교 신경외과학교실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다. 2007년에는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 50년사’ 편찬위원장으로서 지난 역사를 반추,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미국 미시건대학병원 신경외과 교환교수로 선진 술기를 익히고 돌아와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과장 등을 역임하며 술기 발전을 이끌었다.
정영섭 교수는 뇌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안면경련 및 안면통증에 대해서도 진료와 연구를 이어왔다. 이에 힘입어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과장을 역임했다.
호흡기내과 정희순 교수(1981년 졸업)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기관지결핵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의(名醫)로, 진료와 연구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객원교수, 샌디에고 의과대학 교환교수 등 호흡기질환 선진 치료법 습득에 열정을 보였다.
그 열정에 힘입어 정희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기관지내시경 레이저치료 및 전기소작술을 시행하는 등 호흡기질환 치료에 기여했다.
1989년에는 대한내과학회지에 ‘폐암에 의한 기관폐쇄에서 전기소작술을 이용한 재개방’을 발표했고, 당시 국내 최초로 기관지내시경 레이저치료 및 전기소작술이 활발히 시행했다.
가정의학과 이종구 교수(1982년 졸업)는 앞선 4명의 정년퇴임 교수들과 조금은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병원이 아닌 관가(官家)에서 임상의가 아닌 정책가로서 활동했다.
국립보건원 보건행정학담당관으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국립보건원 방역과장,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국장, 보건정책관을 거쳐 질병관리본부장을 끝으로 관(官)을 떠났다.
이후 모교로 돌아와 서울대학교병원 대외정책실장과 서울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활동을 이어오다 이번에 정년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