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의대가 최근 '교육'과 '연구' 분야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교육 분야는 카데바를 활용한 외과 술기, 연구 분야는 기초의학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한 것이다.
우선 가톨릭의대 산하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는 가톨릭의대 소속 학생과 전공의들뿐만 아니라 대한외과학회와의 협업을 통해 모든 외과 전공의들에게 카데바를 통한 술기 교육 공간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는 지난 2019년 가톨릭의대가 국내 최초로 카데바를 이용한 전문 술기교육 과정 등을 운영, 실력 있는 외과의사 양성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곳이다.
술기 실습 중 이원방송이 가능하며, 대규모 연수회 진행을 고려해 다른 건물에서도 수술 시연 장면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해서 교육에 특화돼 있다.
카데바 부패와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포르말린 환기시스템과 개별 온도 조절·해충 방제 시스템 등 최신 설비를 갖췄다.
이 같은 교육 공간이 모든 전공의들에게 개방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비록 카데바 비용 등을 감안해 전공의 1명당 200만원의 교육비가 요구되기는 하지만 지금껏 카데바를 통한 술기 교육을 받으려면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 인프라 및 임상해부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최고 연구센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선교 사업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일부국가를 비롯해 의료저개발 국가 외과의사들의 무료 연수교육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의학 분야 활성화 통해 장기적 기반 다질 것”
이와 함께 연구 분야에서는 향후 10년간 기초의학 분야 활성화를 위해 최소 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을 밝혔다.
가톨릭의대 학교법인인 가톨릭학원이 내년 3월 글로벌 메디컬 콤플렉스(Medical Complex)인 옴니버스 파크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기초의학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국내 최대 의료 네트워크인 가톨릭 의료기관 소명을 다시 한번 재확인할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임상의학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기초의학 분야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밝혔다.
손 주교는 “기초의학 발전은 획기적인 미래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지난 2017년 11월 교황청 과학학술원 총회에서 ‘기초과학은 인류의 혁신적 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다양한 과학적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이 여러분의 소명입니다’라고 하셨다”며 "기초의학 발전 또한 가톨릭학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옴니버스 파크를 기초의학연구 인프라로 삼아 기초의학 리더의 안정적 연구 여건을 조성하고, 기초의학 실험 연구장비 및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다. 국내외 우수 인재도 함께 영입할 방침이다.
손 주교는 “단기적인 성과나 수익보다는 기초의학 분야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반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며 “가장 기본적인 분야이며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초의학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 “CMC가 국내 기초의학 중심지가 되고, 세계적인 기초의학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