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대응현장의 전공의 차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예방접종센터에도 전공의 파견이 진행된다.
수련병원이 운영하는 예방접종센터에 전공의를 파견할 수 있고, 해당 전공의는 접종센터 근무도 정식 수련으로 인정받는다.
다만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전공의 관련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추후 수련 적절성에 대한 평가가 예고돼 우려를 자아낸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국 수련병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의 전공의 업무수행 지침’을 안내했다.
우선 수련병원 책임 하에 백신접종 업무를 수행하는 예방접종센터는 수련병원 근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센터 근무를 수련으로 인정한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대부분의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예방접종센터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수의 전공의들이 접종센터에 파견을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재 전국에 175개 접종센터가 운영 중으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수련병원 대다수가 지자체 의뢰를 받아 전부위탁 혹은 부분위탁을 맡고 있다.
해당 전공의들은 센터에서 근무하는 기간을 정식 수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수련병원 내 수련 관련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수련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복지부는 전공의가 수행할 업무 설명, 업무수행 후 확인 등 병원 내 수련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도전문의의 지도‧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추후 수련환경평가 시 교과과정의 적절한 제공 등에 대해 평가를 실시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수련병원들은 예방접종센터에 파견된 전공의의 수련 인정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과도한 규정 적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예방접종센터 근무를 수련으로 인정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련환경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게 되면 전공의 책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감염병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파견의 대가가 불이익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개정된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르면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등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긴급하게 의료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전공의 겸직근무가 가능하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감염병 현장에 투입할 의료진이 부족해지자 전공의 차출 얘기가 나왔고, 의정협의에서도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의료계는 전공의 겸직금지 예외 조항 신설에 강한 반감을 나타냈지만 정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법 개정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