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수첩] 우여곡절 끝에 2021년도 인턴 모집이 기나긴 일정을 시작했다. 의사국시 사태로 한때 인력 공백이 우려됐지만 추가 시험이 치러지면서 한 고비는 무사히 넘겼다.
다만 두 차례 치러진 실기시험으로 병원들은 2월 내내 5차례에 걸쳐 인턴을 모집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월 26일 마감된 1차 전기 인턴 모집에서 빅5 병원 가운데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3곳이나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건이다.
물론 상당수 수련병원이 자병원 인원까지 합해 통합모집을 시행하지만 지난해 전기 인턴 모집에서는 빅5 병원은 물론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들에서 모집인원 이상의 지원자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급종합병원에서도 1~2명의 미달자가 나왔다. 1차 모집에 지원 가능한 올해 의대 졸업생이 400여 명 남짓이었고 총 모집인원도 1000여 명에 불과해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반면 매년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재 수련병원의 경우 수도권과 같이 1~2명의 지원자 미달을 보이는 등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의료기관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지원자들의 성적이 너무 낮았던 것이다.
2배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A병원은 “접수하러 온 학생들이 지원자가 많이 지원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며 “나름 하향 지원을 생각한 것 같은데 받은 학생들도 성적이 너무 낮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지원자들의 수도권 선호 성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은 56명 모집에 70명이 몰렸고, 삼성서울병원 또한 지난해 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총 지원자는 조금 부족했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가톨릭의료원은 통합모집을 실시하는 대신 서울권 희망 병원과 비서울권 희망 병원을 기재하고 있다.
이를 보면 서울성모병원을 1지망으로 적어낸 지원자가 정원 18명의 두 배인 36명에 달한다.여의도성모병원 또한 정원은 7명이지만 1지망자가 25명에 이른다.
즉, 이번 인턴 모집에서는 선호도 변화가 있었다기보다 갑작스럽게 달라진 지원 방식에 따른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임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특히 2차 모집에서는 1차 모집의 2배 이상 인원을 모집하고 1차때 전·후기로 나눠 선발하는 의료기관들의 통합모집이 시행되는 만큼 마지막까지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