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급여체계 개편을 통해 현재 최저 수준인 시급을 1만원 수준으로 인상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주 평균 86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60% 이상이었으며, 시간별 급여 체계로의 전환을 바라는 전공의들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회장 백창현, 이하 서전협)는 최근 발행한 전공의회보 ‘Young Doctors’를 통해 지난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급여체계 개편 시 기대하는 시급(인턴기준)은 1만원이 32.5%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1만5000원(24%) ▲1만2000원(14%) ▲2만원(9.5%) 순이었으며, 최저시급 유지를 기대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인턴 시급은 최저임금인 8590원이며, 전공의 1년차는 8700원, 2년차 8870원, 3년차 9000원, 4년차 9190원 이다.
‘전공의 급여체계 개편 시 어떤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시간별 급여체계로 전환이 낫다’는 응답이 54%로 ‘현행 고정OT 체계 유지를 바란다’(46%)는 응답에 비해 많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전공의 급여체계는 고정OT(연장근로 사전합의)를 택하고 있다. 이에 실제 근무 시간과 무관하게 전공의가 주당 76.5시간을 근무한다고 가정하고 법정수당 기준을 적용∙가산해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 결과, 주 평균 95시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이 30.4%, 86~94시간 근무하는 비율이 31.5%로 주당 86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61.9%에 달했다. 반면, 주당 74시간 이하로 근무한다는 응답 비율은 23.5%에 그쳤다.
임금 관련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시급인상(75%)을 꼽은 전공의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명절 상여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58.8%나 됐다. 현재 서울대병원의 경우 타 직원들에게는 연 3회 기본급의 50%를, 연 1회 50만원을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기숙사 운영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 중 서울이 아닌 수도권이나 지방 출신인 경우가 53.1%로 절반이 넘었으며, 자취를 하는 경우도 72.5%나 됐다.
이에 인턴이나 레지던트 지원 시 자취 또는 자취방을 구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기숙사를 제공하는 타병원 수련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64.6%를 기록했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위한 기숙사 제공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95.8%였으며, 기숙사가 제공될 시 이용하겠다는 이들도 약 80%에 육박했다.
"임금개선 TF 구성 등 피교육자 신분 유지하면서 근로자로서의 합당한 대우도 모색"
한편, 서전협은 지난해 병원을 상대로 단위병원 전공의협의회로서는 최초로 임금 협상에 나서 병원과 ‘임금개선 TF’를 구성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2~3차례 논의를 거쳤으며, 그 결과로 지난해 7월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 전원에게 의학연구지원금이 지급됐다.
의학연구 지원금 지급을 이끌어 낸 전임 35대 서전협 회장 김중엽 전공의는 “전공의협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런 결과를 냈지만 시작일 뿐”이라며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로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 동시에 근로자로서도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요구가 단순히 전공의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좀 더 제대로 된 교육과 수련, 적절한 휴식과 임금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질 때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