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과 같은 보건 위기상황에서는 의료인 국가시험의 공고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 건강권 및 생명권 등 건강보호와 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경우 현장 의료인력 수급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의사 국가 실기시험도 앞당겨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이 1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서 국가시험은 실시 90일 전까지 관련 내용을 공고해야 한다.
법 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긴급하게 의료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구랍 31일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 치르기로 결정한 바 있다.
통상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매년 9월 이후 치러져 왔는데, 이달 중으로 시험 일정을 한 차례 더 늘려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사실상 ‘재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지난 8월 의료계 파업 과정에서 의대생 2700명은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내년 인턴 및 공중보건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보다 빠른 실기시험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필기시험이 끝난 이후인 1월 23일부터 실기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시험 관련 내용은 이날 공고될 예정이다.
김현숙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의료현장에 의료 인력들을 충원해 국민 건강 보호와 정부의 위기 상황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정 총리는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들이 계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이나 건강보다 앞서는 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국가고시를 끝까지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한 해명이다. 특히 공정성‧형평성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정 총리는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국민들께 드린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초유의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공중보건의 등 현장의 필수의료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실적 문제를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의사국시 시행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국민들께서 이해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