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일동제약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30개가 넘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여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을 모색,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3일 서진식 일동제약 부사장
[사진 左]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약·바이오헬스 통계 및 사업전략 포럼'에서 일동제약의 전략적 제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2~3년 전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48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는데, 이는 2017년 한해 투자액보다 많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도 2019년 11.1%, 2020년 14%, 20201년 상반기 17.6%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과감한 투자로 20개가 넘는 자체 파이프라인에 제휴 업체까지 포함하면 30개가 넘는 신약 개발 과제를 갖고 있다.
서 부사장은 "일동제약은 B형간염 신약 '베시보'를 출시한 성공 경험을 가진 제약사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한 경험이 없고, 자본 부족 등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 끝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많이 활용 중인 'Quick Win, Fast Fail' 전략을 도입했다"며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많이 개발해 그중에서 성공률이 높은 후보물질을 골라 허가 임상을 진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전략을 쓰려면 다양한 파이프라인 보유 및 전문인력 확보, 자금 조달이 필수다. 일동제약은 이런 난제를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풀어나갔다.
'전략적 제휴'는 각 회사가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 제휴를 하면 △IP(파이프라인) 확보 △역량 강화 △재무 위험 관리(자금 조달)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이 가능하다
실제 일동제약은 셀리버리·천랩·올릭스·엠디뮨·이니바이오·에스투시바이오·엔젠바이오·에스엔비아·아보메드 등 12개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형태는 공동연구 및 지분투자, 경영권 인수(신주 발행) 등이다.
서진식 부사장은 "CRO업체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전문가 확보를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라며 "가톨릭대병원 임상약리학 교수들이 학내 창업한 벤처를 인수했는데, 내부 과제는 물론 외부 프로젝트까지 몰려 설립 첫 해 수익을 낸 좋은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사내 벤처팀이 창업에 성공한 뒤 역매수를 제안해 전략적 제휴를 한 사례로, 탁월한 IP 창출 역량을 갖고 있어 창업 후에만 7개 물질을 합성했다"며 "이후 우리 회사는 기존 연구소 직원들이 주인의식과 함께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타트업은 전략적 제휴의 초점을 금전적 이득, 후광효과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맞춰야 한다"며 "일동제약은 3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앞으로 1~2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