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상당수 병원들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록 경영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최근 선별진료소·국민안심병원 등을 운영 중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1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에 달하는 병원들이 인건비 지급 능력이 부족하거나 없다고 응답했다. 해당 병원들은 인건비 지급을 미루거나 분할지급, 삭감, 반납, 유·무급휴가 시행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지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힌 병원 51곳 중 27곳은 대출을 통해 인건비를 마련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병협은 “응답 병원 10곳 중 9곳은 자체 자금으로는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석했다.
병원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환자 수 감소 때문이다. 병협에 따르면 지난달 외래와 입원환자가 각각 17.8%, 13.5% 감소했는데, 이에 따라 수입도 외래 15.1%·입원 4.9% 등이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은 감염병전담병원은 환자 수와 진료수입이 각각 94.9%, 96.6%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정부는 예산지원과 의료기관 손실보상 및 융자지원 등으로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풀었지만, 병원들이 입은 피해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병협은 “보상 규모와 융자지원 확대는 물론 선별진료소 운영병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안심병원을 손실보상 대상에 추가하고, 코로나19로 환자가 줄어든 간접피해도 보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