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K바이오·백신펀드, 환영하지만 규모 아쉽다"
제약업계, 펀드 조성 계기로 추후 투자 규모 확대 등 기대
2022.08.09 05:56 댓글쓰기

정부가 신약과 백신 개발 등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제약업계가 전반적인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규모에는 다소 아쉬움을 피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방안 후속조치로 펀드 결성을 위한 운용사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펀드는 정부출자금 1000억원, 국책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출자금 1000억원과 민간투자 3000억원을 더한 총 5000억원 규모다. 


특히 해당 펀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3상 임상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임상 3상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정부의 직접적 보조금 지급이 금지돼 있어 그동안 3상 수행에는 오롯이 제약사들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실제 다수의 업체가 임상 3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개발 단계서 해외 업체에 신약 개발 권리를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정부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3상까지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 조단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을 발굴하는 것이 펀드의 최종 목표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신약이나 백신 개발 마중물이 될 수 있는 투자금이 조성된다는 데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펀드 조성이 신약 개발 능력은 있지만, 자금 여력이 없는 업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임상 3상 투자비용 거액 소요, 외국은 조단위 조성


다만 펀드 조성 규모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評)이 지배적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글로벌 후기 임상을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5000억원 수준의 펀드 규모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는 펀드 규모를 약 10조원 수준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해외사례를 보면, 호주는 정부 주도 약 17조원 규모 펀드 'MRFF'를 통해 의료 및 바이오테크 부문 R&D를 적극 지원 중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는 20조원 규모의 바이오 펀드를 조성해 임상 3상 단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정부 출연금 규모도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5000억원 중 정부출자금 1000억원은 펀드 조성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3상에 많게는 수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수 업체가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기존 규모를 크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순한 임상시험 비용 지원 뿐 아니라 세제 혜택이나 개발 인프라 조성 등에도 정부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K-바이오·백신 펀드를 내년에는 1조원 수준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혀 펀드 규모를 향후 추가로 확대할 여지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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