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논란 한국 바이오, 상장 아닌 M&A가 해법"
금융투자업계 "지나치게 IPO만 몰두 경향에 기업가치 고평가 등 거품" 지적
2022.08.04 05:06 댓글쓰기




적지 않은 신규 바이오 상장사들이 공모가 대비 주가 폭락으로 시장이 암울한 분위기인 가운데 “기업공개(IPO)에 매몰되지 말고 인수합병(M&A)으로 눈을 돌리라”는 금융투자업계 조언이 제기됐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코리아’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 가치평가를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조완석 회계법인 더울 상무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금년 현재까지 상장한 바이오사는 54곳이다. 


이중 시가총액이 상위권임에도 박셀바이오·메드팩토·네오이뮨텍·티움바이오처럼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도 있고, 영업손실이 나고 있는 기업도 대다수다. “바이오 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이유다.   


강지수 BNH 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작년, 재작년만 해도 상당히 높은 가치로 투자받은 바이오 회사들이 많아 모두가 부러워했다”며 “지금은 해당 기업들이 사업진도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낮춰야 해 투자자와 갈등을 겪는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 파트너는 현재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1년 이상은 관련 시장이 암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IPO에 사활을 걸었지만 성공한 기업마저 여러 외부 요인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M&A 활성화가 침체된 국내 바이오 산업 활로(活路)로 제시된다. 


서용범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현재 미국에서도 주가 하락 추이, 외부적 불안전성,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바이오텍의 IPO가 급감하고 있다”며 “M&A 건수도 전년대비 33% 줄었지만 IPO 감소에 비해서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바이오텍 스타트업들은 IPO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본 조달 창구로 국내시장 외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기업가치 지나치게 고평가, M&A 대상 고려 안되거나 상대 자체가 없어”


전문가들이 꼽은 한국 바이오 시장에서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강지수 파트너는 “한국은 빅파마가 없기도 하지만 바이오텍의 가치평가가 지나치게 높게 돼있었기 때문에 M&A 타겟으로 매력적이지 않았다”며 “이에 또 바이오텍은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곳이 아니라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력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며 “투자자들도 모두가 똑같은 관심과 지원을 할 수는 없다. 사업 진도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과 잘 소통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M&A 활성화에 공감하면서도 냉철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원장은 “M&A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가 없다. M&A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안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IPO와 M&A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적 투자자 보다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품 논란에 상관 없이 우리 회사를 좋게 보는 곳들과 거래할 기회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과 미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 나스닥이 한국 바이오 기업을 상대적으로 받아들이기 좋다고 한다”며 “시야를 해외로 돌리고 적극적으로 움직여보는 것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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