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급여 적정성 재평가 결론을 두고 제약사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셀트리온제약과 한미약품, SK케미칼은 울고,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웃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위원회의 급여 적정성 재평가 결과 발표 이후 후폭풍이 상당하다.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지 못한 대형 품목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작년 원외처방액이 747억원 정도로 집계되는 셀트리온제약 간장약 '고덱스캡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 정도 규모다.
간장약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덱스캡슐 급여 퇴출 결정은 셀트리온제약으로선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 역시 관심이 높다.
한미약품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급여 적정성 재평가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스티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이 임상적 유용성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성분의 ‘뮤코라제’가 급여 삭제 수순을 밟게 됐다. 뮤코라제는 소염효소제 시장 1위 품목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스티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제제는 이미 2017년 임상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돼 적응증이 대거 삭제됐기 때문이다.
현재는 ‘발목 수술 또는 발목 외상에 의한 급성 염증성 부종 완화’에 사용할 수 있다. 적응증 축소로 100억원대였던 처방 실적은 지난해 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에도 2개 품목이 재평가 심사대에 올랐다. '실리마린' 성분 '실리만연질캡슐'과 빌베리건조엑스 성분 '안토시안연질캡슐'로 이들 모두 급여 삭제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
매출 공백을 막기 위해 한미약품은 동일 성분의 간기능 개선제 '실리만'과 '안토시안'을 일반의약품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한미약품 뮤코라제에 이어 처방 매출 2위를 차지하던 SK케미칼 ‘바리다제’도 급여 삭제 대상이 됐다. 두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3억원, 14억원 정도다.
급여 삭제 결론이 내려진 품목들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심평원 약평위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약제들은 약평위에서 재심의된다.
유한양행 알마게이트, 대웅제약 티로프라미드 성분 '급여 유지'
반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해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제약사들도 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대표적이다.
알마게이트 성분에 대한 급여 등재가 유지되면서 유한양행은 한시름 놓았다. ‘알마겔’과 ‘알마겔에프’ 2개 품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알마겔 원외처방액은 74억원, 알마겔에프는 45억원으로 집계된다. 120억원 가량의 매출 품목을 지키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도 급여 심사대를 안전하게 통과했다. ‘티로프라미드’ 성분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진경제 ‘티로파’의 작년 원외처방액은 34억원 규모다.
티로파 급여 등재를 유지하면서도 간장약 ‘우루사’ 경쟁 품목인 고덱스캡슐에 급여 삭제 결론이 내려지면서 대웅제약은 겹경사를 맞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약의 경우 급여 적용이 안 되면 매출 타격이 매우 크다. 이에 제약사들이 이의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올해 말에는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양보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