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옥석' 가리기? 상장사 주가 '약세'
HK이노엔·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바이젠셀 등 유망주 '뒷심' 부족
2022.07.18 12:43 댓글쓰기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K-바이오’가 주목을 받았다. 제약·바이오가 상승세를 타자 기업들도 상장에 나섰다. 


실제 2020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8곳 정도로 집계됐다. 


‘대어(大漁)’로 불리던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를 비롯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바이젠셀, 보로노이 등 스타트업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제약·바이오 증시에 ‘냉기’가 돌고 있다. 환율, 금리, 물가 등 대외 요인도 영향을 미치지만, 지나치게 껴 있던 거품(버블)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약 보유 HK이노엔 ‘울고’·SK바이오사이언스 ‘웃고’


지난해에는 제약·바이오업계 유망주들이 대거 상장에 성공했다. 이중 매출 1조 클럽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HK이노엔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한 HK이노엔은 단일 품목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 성장한 77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HK이노엔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올해 7월 15일 종가 기준 주가는 4만1950원으로 공모가 5만9000원 대비 28.9% 하락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섹터가 약세를 보이면서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케이캡, 컨디션 등 주요 제품을 통한 매출 신장을 이끌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따상(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극복하고 순항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8.67% 내려간 13만7000원(7월 15일 기준)이지만, 여전히 공모가(6만5000원) 대비 2배 정도 높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 품목 허가를 획득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 효과를 입증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 수출도 준비 중이다. 


앞서 2020년 7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며 ‘따따상’ 성공신화를 쓴 SK바이오팜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보유,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주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4만9000원, 시초가는 9만8000원으로 슈퍼 루키로 떠올랐지만, 지난 15일 주가는 7만8100원으로 공모가와 시초가 사이에 머물러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바이젠셀·지놈앰컴퍼니 등 바이오株 ‘고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다수 바이오벤처들 주가는 우울한 분위기다. 대형사를 제외한 15개 업체 중 12곳의 주가(7월 15일 종가)가 공모가보다도 낮았다.


우선, 지난해 2월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주가는 1만2850원으로, 이는 공모가 3만20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비슷한 시기에 증시에 입성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역시 공모가 1만2400원보다 3배가량 낮은 4635원 수준이다.


바이젠셀도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가 5만2700원으로 정해지면서 ‘기대주’로 지목됐지만, 현재 주가는 1만원도 채 안 된다.


지놈앤컴퍼니는 상장 당시 공모가 4만원에 시초가가 8만원까지 뛰었지만, 현재 주가는 1만9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큰 폭으로 하락한 바이오기업들의 공통점은 항암제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는 점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바이젠셀, 지놈앤컴퍼니,네오이뮨텍, 에스씨엠생명과학, 큐라클 등은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개발을 통한 암 정복에 나섰다.


항암 파이프라인은 임상시험이 쉽지 않으며,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선 글로벌 빅파마나 국내 대형 제약사에 기술이전 등 구체적인 성과 도출도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go도 호재로 잘 반영되지 않으며, 바이오 시장에 대한 투자 경색 현상도 생겼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환율 상승 등 대외 환경도 불안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바이오 시장 침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실력이 없는 기업들은 도태되지만, 기술력과 경쟁력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은 도약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임상계획서 제출만으로도 주가가 올랐는데, 요즘에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도 주가가 떨어지는 일도 있다”며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바이오 시장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조금씩 식으면서 한동안 바이오 침체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오히려 이때 살아남는 기업들은 더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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