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원료의약품 지원 필요성 공감"
남인순 의원실, 정책토론회 개최…업계 "약가, 세제혜택 필요"
2022.07.13 09:52 댓글쓰기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약가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 중복 규제 철폐 등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최한 '위기의 한국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어졌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항공 지연 등 때문에 비용이 상승하면서 원료 공급 부족 및 생산 중단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도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화 비율은 최근 10년간 평균 20%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인도와 중국서 수입하는 등 해외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DMF(Drug Master File)에 등록된 국내 원료의약품 비중을 보면 중국과 인도가 전체 60.5%를 차지했다. 


높은 해외의존도는 안정적인 원료의약품 수급에 영향을 준다. 실제 2015년 사드 사태와 중국의 무역 보복, 코로나19 팬데믹 등 정치·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원료 공급 불안정을 경험한 바 있다.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국산 원료의약품이 수입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고, 종류도 제한적이다. 게다가 수익성이 낮아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도 적다. 


김민권 종근당 이사는 "국내 업체는 수입 원료를 많이 사용한다. 퍼스트 제네릭 시장을 공략하는 제약사는 해당 원료를 국내 업체를 통해 공급 받기 어렵고, 저가 제네릭의 경우 비용을 낮춰야 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해외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원료의약품 개발 및 사용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고, 국내 원료의약품 제품화에 따른 약가우대 제도 역시 부재하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트렌드 및 환경 규제로 인해 제조 경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판로 개척이 어렵고 R&D 투자도 적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완제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원료의약품 산업 육성이 중요하며 이는 국민 건강과도 직결된다. 이에 정부의 정책적 및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장병원 부회장은 "현재는 자사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 약가를 한시적으로 우대하지만, 모든 원료의약품에 대해 약가를 우대해줘야 한다"며 "원료의약품 연구개발 지원 시 재정 및 세제 지원 확대와 정부 공급망 구축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권 이사는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중단기적으로 과제를 나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원료의악품 생산과 사용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미 한국산업약사회 부회장(명문제약 생산본부장)도 "중복규제 및 규제 법령 간 충돌이 있는 부분에 대한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로 인한 원료물질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식약처 "필수의약품 원료 생산 기술 개발 지원" 


정부도 이 같은 원료의약품 산업 육성 필요성에 공감, 제도적 지원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건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의약품 산업 육성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원료의약품 육성책이 미흡하다.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그러나 모든 원료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 제도의 경우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저촉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좀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세제 혜택은 기재부 등 타 부처와 논의해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며, 필수의약품에 대한 국산 원료 사용 지원 방안은 빠르게 살펴봐야겠다"고 부연했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장은 "의약품 자급률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고,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의약품 원료도 함께 수급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며 "식약처는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씩 지원해 나가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선 필수적이고 공급 지연 시 문제가 있는 필수의약품에 대한 원료 자급률을 개선할 것"이라며 "최근 3년간 해외 원료 수급 문제, 채산성 부족 등의 이유로 공급이 중단된 국가필수의약품이 120건 정도 보고됐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식약처는 50억원 정도를 들여 필수의약품 원료를 개발할 생산 기술을 지원하고, 해당 원료를 제조부터 공급까지 맡는 기업을 허가해 다각적으로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는 원료 변경 시 품질 규격이 다르면 복수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완제품 품질이 동일하다면 원료 규격이 달라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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