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최대 격전지인 경기 남부권 수원에 또 다른 종합병원 설립이 추진돼 지역 병원계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서울 소재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계획이 잇따라 백지화 되며 주춤했던 대형병원 경쟁이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다시금 불붙는 모양새다.
수원시는 낙후된 서수원권 지역민 건강권을 위해 호매실 지구 내 1만2000여 평의 부지에 종합병원을 건립키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이 지역에는 병원부지가 마련돼 있고 LH가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인 만큼 대형병원 유치가 용이하다는게 수원시의 판단이다.
시는 인근 화성시 지역민에게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700~800병상 규모의 병원을 구상중이다. 특히 일반 종합병원 보다는 인지도 높은 대학병원 분원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실제 수원시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등과 분원 설립에 관해 활발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제대로 된 종합병원을 건립해 지역민들에게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가능하다면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분원이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이 개원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데 이어 수원시까지 대형 종합병원 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역 중소병원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16년에는 800병상 규모의 동백세브란스병원이 문을 열 예정인 만큼 대형병원들의 각축전에 중소병원들이 고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에도 수원 및 인근 지역에는 1000병상 내외의 대형병원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시내 권으로는 1086병상의 아주대학교병원, 791병상의 성빈센트병원, 428병상의 동수원병원이 있고, 인근에는 분당서울대병원(1400병상), 동탄성심병원(800병상), 분당차병원(741병상), 분당제생병원(600병상)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대형병원들 틈바구니 속에 생존을 걱정하는 중소병원들의 시름이 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원의 한 중소병원 원장은 “대형병원들이 몸집을 불리고 잇따라 분원을 개원하면서 수 십년 간 지역민 건강을 지켜 온 중소병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장은 “예년 대비 병상가동률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며 “이 상태라면 머지않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에 중소병원을 운영 중인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오래 전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정부에 병상총량제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