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정부가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R&D 예산을 퍼붓고 있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상용화는 물론 해외수출까지 막혀 국민 세금만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개량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진료비와 건강보험재정에 부담되지 않는 수준의 약가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제약바이오 R&D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제도 정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먼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 김현철 단장은 주제발표에서 “국가산업 측면에서 제약‧바이오 연구 개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상황에 견줘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단장은 “각 제약사 등 민간에서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R&D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또한 개발 후 허가
와 시판 과정에서 전반적인 제도 점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혜선 책임연구원 역시 “다른 어떤 분야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의약품 연구 개발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규정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 연구원은 “실제 개발 성공과 신약 허가가 이뤄진다 해도 3년 가까이 생산조차 못되고 있는 현실은 연구자로
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대화제약 리포락셀(먹는 항암제)의 경우, 기존 주사 치료제보다 치료비나 건강보험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음에도 신청한 약가조차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전문항암제 생산 시설이 녹슬고 있고 수출도 못해 연구개발과정에 투입된 비용과 정부 지원 예산도 모두 낭비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상무는 "신약 및 개량신약과 관련된 제도에 대해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개발에 성공한 의약품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시판되도록 적극 돕는 사후관리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고무적인 것은 정부도 내년부터 근거 중심, 비용 효과적 연구 지원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정은영 과장은 “정부에서는 R&D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기존의 학술 지향적인 투자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다만 제약사의 R&D 중심의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정부 역시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각계, 특히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의견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 김상봉 과장은 “정부 기관과 학계 등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제약산
업 생태계 내 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며 “허가와 관련, 해외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과장은 “기업들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