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올해 안으로 의약품 허가제도에 큰 폭의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발암물질 발사르탄 사태로 이슈가 된 공동생동성시험을 비롯해 의약품 허가제도 중 연구개발, 유통질서, 수출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먼저, 식약처 및 업계에 따르면 발사르탄 사태에 따른 공동생동 제도 개선이 임박했으며 곧 공식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김상봉 과장은 “기본적으로 공동생동에 대한 부분은 당연히 손질이 필요하다. 올해 안으로 제도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제약업계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발사르탄 사태 원인을 두고 ‘공동생동성시험’을 꼽았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이를 제한함으로써 올해와 같은 ‘고혈압약 파동’ 사태를 예방할 것으로 추측된다.
‘공동생동 제한’은 2006년 생동성시험과 관련해 사태가 커지자 식약처가 2007년부터 일시적으로 실시된 바 있다.
아직까지 식약처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동생동 제한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업계를 비롯해 가장 많이 언급됐던 1+3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1+3 방식은 공동생동 허용 품목을 원래 제조업체 한 곳과 추가 세 곳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제네릭 품목 난립을 막고 과도한 경쟁 및 리베이트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상봉 과장은 “이미 지난 2016년과 2017년 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생동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청했었다. 이번에 계획 중인 규제는 이미 2~3년 전부터 나온 의제며 발사르탄 사태로 인해 가속도가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가제도에도 다소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계단형 약가제도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단형 약가제도는 제네릭 의약품 순서대로 가격이 낮아지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대비 68%, 이후에는 한 달 간격으로 10%씩 낮춰 제약사들의 제네릭 제품 난립을 방지할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식약처는 단순히 공동생동성시험 제한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의약품 허가제도 전반에서 큰 틀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상봉 과장은 “국내 제약산업은 20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고용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연구개발, 유통질서, 수출 등 3가지 측면에서 체질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고 올해 안으로 제도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르탄 사태로 문제가 됐던 위탁생동에 대한 개선은 미시적인 부분이며 거시적으로는 의약품 허가와 관련된 모든 측면에서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예를 들어 지금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허가 받거나 수출하는 과정에서 품질 자료와 같은 많은 부분을 서류 제출 생략 등 간략하게 진행해 왔는데 과연 서류 한 장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원점 재검토 중”이라고 말해 추이가 관심을 끈다.
끝으로 김 과장은 “식약처는 제약 산업의 균형 잡힌 생태계를 위해 제도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고 제도에 따라 제약사가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 제도에 따라 변화하지 못하는 제약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