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단기간에 신약 후보물질 발견이 가능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시킬 수 있다.
세종대학교 주철휘 교수는 30일 서울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AI기반 신약개발 최신분석 및 도입전략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AI 기반 신약개발 현주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설명했다.
주철휘 교수는 "신약개발은 통상 10~15년의 시간과 2조60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들어가지만, 성공률은 1/9000에 불과한 고위험 산업"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AI를 적용해 빠른 시일 내 후보물질을 발견하고 있다"며 "실제 AI를 통해 루게릭(ALS) 치료를 위한 잠재적 후보물질을 3주만에 발견한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간에 후보물질 발견이 가능한 까닭은 과학적 접근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가설로부터 실험하고 특수한 유형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사용하면 환자들의 생리적인 데이터들로부터 가설 도출이 가능하다.
주철휘 교수는 "AI가 어떻게 정상세포가 궤멸되는지 혹은 어떻게 질병으로 발전하는지 잠재적 치료법은 무엇인지 발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에 많은 제약사들은 시장성이 높은 희귀질환 치료 후보물질 개발 및 신약 재창출 등에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빅파마와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AI 기반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려면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의 매출이 1조원인데,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22조원 수준"이라며 "똑같이 1%만 투자한다고 해도 투자금 차이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과를 내려면 논문과 특허, 타깃물질, 질환 관련 데이터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며 "이 같은 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가운데 AI를 활용한다면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쳐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