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움 품은 일동 '험로' 예상···한미·대웅 등 '치열'
PPI계열 항궤양제 시장 요동···HK이노엔 강자 부상에 펙수클루정도 출격 대기
2022.02.15 06:2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일동제약이 넥시움을 필두로 소화기계 질환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이 1위 자리를 빼앗았고 후발주자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금년 1월 1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항궤양제 넥시움(성분명 에스오메프라졸)의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넥시움은 지난 10년간 전 세계 누적 처방량 1위를 기록한 PPI 제제로(2010년~2020년, 글로벌 IMS 데이터 기준), 풍부한 임상연구 데이터와 오랜 기간 축적된 사용례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일동제약은 넥시움을 500억원대 품목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H2수용체 길항제인 '큐란'을 히트 상품으로 키웠고, 동아ST '가스터' 등 코프로모션을 통해 쌓인 소화기계 질환 분야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PPI 계열 항궤양제 시장 내 경쟁은 물론 계열 간 품목들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일동제약 전문약 마케팅 및 영업력이 한미나 대웅의 아성을 뚫는 것은 물론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학병원 등 의료계에서도 일동제약이 큐란 상실액을 넥시움으로 얼마나 성과를 낼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우선 PPI 계열 내 품목 경쟁부터 보면 지난해 처음으로 제네릭(에소메졸)이 오리지널(넥시움) 매출을 추월하며, 국내 원외처방 실적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에소메졸은 2021년 원외처방 실적이 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성장했다. 반면 넥시움의 경우 전년보다 13% 감소한 482억원의 처방 실적을 보였다. 굳건했던 PPI 시장에 순위 변동이 생긴 것이다.

일동제약은 넥시움의 처방 실적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잃어버린 1위 자리도 되찾아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받았다. 

한미약품뿐만 아니라 대원제약 '에스원엠프', 종근당 '에소듀오' 등과 같은 에스오메프라졸 개량신약(제네릭)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원제약 에스원엠프는 작년 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처방 실적이 늘었다. 제산제를 결합한 방식으로 위산에 약한 에스오메프라졸의 단점을 개선한 에소듀오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82억원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넥시움을 공동판매했던 대웅제약도 경쟁에 가세했다. 올해 1월 에스오메프라졸 제네릭 '넥시어드'를 출시하며, 기존 공고했던 영업망과 마케팅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과거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오리지널)'을 공동판매하다가 계약관계가 끝난 후 자회사에서 '글리아타민'을 발매해 스위칭에 성공한 바 있다"며 "종근당이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하고도, 2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처럼 일동제약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지 추이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PPI 계열 내 항궤양제 시장은 물론 계열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항궤양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및 PPI 계열, P-CAB 계열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대형 품목이 불순물 검출 사건으로 퇴출된 후 PPI 계열 항궤양제 독주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P-CAB 계열 품목들이 갑자기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리딩 품목은 국산 신약 30호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출시 4년차를 맞이한 케이캡은 지난해 처방 실적 1000억원을 돌파하며, 항궤양제 시장 전체 1위를 차지했다.

HK이노엔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존 케이캡 정제(알약)에 이어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까지 장착했으며 이 시장에 대웅제약 국산 신약 34호 '펙수클루정'까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을 확보하고도 쉽지 않은 전쟁을 치러야 할 일동제약이 PPI 계열 혹은 항궤양제 전체 시장에서 입지 강화에 성공할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한 개원가 의사는 "요즘 이 품목을 두고 업계 영업사원들 방문 목적이 많아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저마다 처방 실적을 늘리고자 다양한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들 치료에 적합한 적응증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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