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디지털 마케팅→병·의원 문(門) 두드린다
'차별화만이 살 길, 콘텐츠로 의심(醫心) 사로잡아'
2022.02.17 12: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기획 3]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제약업계의 영업·마케팅 풍경도 변하고 있다. 신종 감염병 이전 제약사 영업사원은 직접 의사를 만나 제품을 설명하는 면대면(face-to-face) 방식으로 소통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원내 감염병 확산을 우려한 의료기관들이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궜다. 특히 영업사원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비대면’ 즉, 디지털 마케팅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서둘러 차별화된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과 대면 방식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형 영업이 제약업계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의사 전용 온라인 플랫폼 홍수시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한양행, 종근당, 보령제약,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을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까지 더하면 20개가 넘는다.
 
한미약품은 일찌감치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HMP'와 함께 2016년 론칭한 ‘아이한미’ 등은 온라인 마케팅 창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대웅제약도 2016년부터 관계사와 협력해 ‘닥터빌’을 운영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2019년 만든 '쇼타임'을 최근 ‘메디플릭스(MEDIFLIX)’라는 이름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디지털마케팅부를 신설하고 의료포털 ‘유메디’도 출시했고, 종근당도 같은 해 의료포털 ‘메디뷰’를 선보였다. 일동제약 ‘후다닥’은 설립 1년만에 5만60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10월 말 비대면 학술 교류를 증진하고 디지털마케팅 채널 확대를 목적으로 영상·이미지 기반 의료포털 ‘브릿지’를 구축했다.
 
실제 某의사사이트에서 회원 1012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 설문 결과를 보면, 제약사 의료포털 인지도 1위는 ‘HMP’(50.8%), 2위 '닥터빌'(50.3%), 3위 MSD ‘MSD온라인’(35.7%) 순이었다. 
 
4위는 일동제약 ‘후다닥’(30.3%), 5위 GSK ‘GSK프로’(16.7%), 6위 종근당 ‘메디뷰’(13.4%)이며, 화이자 ‘화이자프로’(11.2%), 사노피 ‘사노피이링크’(9.1%) 비아트리스 ‘비아링크’(9.0%), 노바티스 ‘노바엠디’가 뒤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제약사들이 디지털 활동을 강화하면서 양질의 콘텐츠와 활동이 늘어났고, 실제로 처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약사들은 ‘차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의사들의 눈길을 끌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 중이다.
 
제약사들은 현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의약품 정보 제공 ▲질환 관련 최신 지견 ▲온·오프라인 통합 심포지엄 ▲맞춤형 화상 디테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비슷한 콘텐츠라도 전달 방식이 관건인 셈이다. 일부 제약사는 기존 온라인 플랫폼을 재단장하기도 하고,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거나 다른 플랫폼과 협업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동아에스티는 기존 온라인 플랫폼을 재단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메디플릭스’라는 새로운 이름표는 의료와 영화(Flicks) 합성어다. 
 
제품 중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순수 질환에 대한 정보 및 의료지식 영상 중심 콘텐츠로 구성됐으며, 공유하고 싶은 의료 정보 및 지식이 있는 의사라면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
 
단시간에 5만명이 넘는 회원(의사 1만9천명)을 보유한 일동제약 ‘후다닥’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토록 플랫폼을 구축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후다닥은 의사와 일반인 대상으로 나눠 운영되는데, 이중 건강·의료정보 Q&A는 일반인이 올린 질문에 의사가 답변하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다. 보령제약은 의료전문 플랫폼 ‘케이닥’과 손을 맞잡았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의료인을 위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케이닥과 함께 자사 의료 포털 ‘브릿지’를 통해 글로벌 보건의료·의료봉사 등에 관한 정보를 전한다. 
 
안국약품은 신속하고 정확한 비대면 소통이 가능하도록 영업사원을 위한 인공지능(AI) 챗봇(chatbot)을 개발, 영업력 지원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비슷한 내용과 형식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다가 최근에는 랜선으로 만나는 의사들에게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디지털 마케팅 대세”
 
코로나19가 사라지더라도 비대면 마케팅은 대면 마케팅과 투트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면서 말이다. 
 
실제fh 제약사들이 지난 1년 반 동안 온라인 마케팅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추진해왔고, 1만~4만명에 달하는 회원 확보에도 성공했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나기 힘든 의사들에게 자사 제품에 대한 디테일링은 물론 최신 의학정보 및 논문 등의 자료까지 제공하며 접촉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의사들로부터 상당한 호응도 얻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됐지만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또 다시 병원 출입이 어려워지고, 의료진과의 약속이 취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을 통한 의료진과의 소통 강화가 중요한 시대”라며 “특히 젊은의사일수록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니즈(Needs)나 선호도가 높아 이런 점을 잘 공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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