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기획 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범정부 제약·바이오 R&D 컨트롤타워가 설립되고,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약속했던 바이오헬스 산업 공약들이 이행될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책과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R&D 지원 공약 관심
대선 공약 가운데 제약산업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범정부 제약·바이오 R&D 컨트롤타워 격인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보건 안보 확립 및 국부 창출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 삼아 육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업계의 숙원이기도 했다. 현 정부도 그간 ‘K-바이오’ 육성을 위한 많은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마다 비슷한듯 다른 정책으로 혼선을 빚었다.
통합 기구가 없다보니 정책의 통일성이 부족하고 지원한 곳만 계속 지원하는 등 비효율적인 운영이 업계 불만이었다. 게다가 자주 바뀌는 정부 규제 탓에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제약이 있었다.
컨트롤타워를 필두로 바이오헬스 한류 시대를 열고 백신 및 치료제 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한 전폭적인 국가 R&D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지원 규모와 분야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R&D 지원 비용을 5조6000억원 규모로 2배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초고속 백신 개발 제조기술과 포스트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필수 백신, 디지털 방역과 함께 첨단의료(재생의료·정밀의료·뇌과학·노화·유전자편집·합성생물학 등) 바이오 디지털 분야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도 장담했다.
첨단의료 발전을 위해 100만명 성인 코호트 사업에 전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100만명 제대혈 코호트 구축 사업을 전개할 계획도 선보였다.
아울러 고가 항암제, 중증·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등재 과정을 단축하기로 했다. 특히 대체 의약품이 없는 항암제나 중증 질환 치료제(희귀질환 포함) 등의 건강보험 등재 과정을 단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세종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의료 도입 등 바이오헬스 분야가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윤 당선인 축하” 한목소리
바이오헬스 업계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산업 육성 공약을 가득 제시한 윤석열 후보의 당선에 축하를 전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실질적인 공약 이행을 요청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윤 후보 당선은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 흔들림 없는 경제 성장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약바이오는 국민들의 이 같은 염원에 가장 밀접하게 부응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윤 당선인이 내걸었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공약이 오는 5월 정부 출범 이후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시화되길 산업계는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연구개발·정책금융·세제 지원·규제개선·인력양성 등을 포괄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며 “기술혁신 결과물에 대한 확실한 보상과 R&D 지원 확대 등 기업이 언제든 도전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바이오협회도 당선에 대한 축하와 함께 바이오벤처 및 산업 육성을 촉구했다.
고한승 바이오협회 회장(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은 “바이오산업을 위한 단기 및 장기의 정책 로드맵을 산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제시해 달라”며 “바이오 기업 주기와 생태계를 반영한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 내 규제는 시장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규제·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새로운 산업, 기회의 산업인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맞춰 포지티브 규제보다는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벤처 특성상 초기자금이 중요하므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초기 투자 생태계를 마련해 달라”며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초기단계의 바이오 벤처들을 위한 성장 위주의 제도 개혁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K-바이오’ 민관 협력 ‘꽃’ 피우나
K-바이오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글로벌 시장에서 맥을 못추리는 비운의 산업으로 머물지는 차기 정부의 손에 달려 있다.
이에 업계의 눈은 새 정부 출범 후 1년 이내 해당 공약들이 추진되는지 여부에 쏠려 있다. 국정 운영 동력이 가장 강력한 집권 첫해에 핵심 공약들이 이행되지 않으면 무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제약·바이오 컨트롤 타워 설치 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임기 말까지 설치되지 않았다.
따라서 윤 정부 초반에 주요 공약 이행은 물론 보수당이 집권하게 된 만큼 불필요한 규제를 솎아내고,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되는 등 규제 혁신도 촉구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약·바이오업체들은 연구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다양한 감염병을 진단하는 ‘진단키트’ 등을 만들어 ‘K-바이오’ 열풍을 이어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제약사 관계자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처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K-바이오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지금 민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결합될 때 바이오헬스 산업도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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