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아·중환자의 면역결핍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인 ‘면역글로불린’과 기관지 확장제 ‘아미노필린 주사제’의 수급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의약품유통협회에 우선 공급을 요청하고 행정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사재기 정황이 포착된 의료기관에 대해선 현장 점검을 통해 행정처분을 내리게 된다.
17일 보건복지부 및 의료계에 따르면 헌혈량 감소 및 수입 혈장 가격 상승 등으로 면역글로불린 약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5%와 10%, 에스케이플라즈마 ‘리브감마에스앤주’ 등 면역글로불린 3개 품목은 공급량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공급량 대비 요양급여 청구량 비율이 2023년 11월 기준 61.3%로 나타나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비급여 사용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무정책과는 “소아 중환자 면역결핍치료에 사용되는 약이기 때문에 사용량이 많지 않아 다량 구매하는 의료기관에 우선 공급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아동병원 리스트를 취합해 의약품유통협회에 전달하고 해당 의료기관을 우선 공급해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고 대응 상황을 전했다.
기관지 확장제 및 비급여 비만치료에 사용하는 아미노필린 주사제 4개 품목은 원료 수급 문제로 공급 부족이 제기돼 식품의약품안전처서 행정 지원을 검토 중이다.
대상은 제일제약 ‘제일아미노필린주사액’, 휴온스 ‘휴온스아미노필린주사액’, 대원제약 ‘대원아미노필린주사액’, 대한약품공업 ‘대한아미노필린주사액(2.5%)’ 등이다.
요양기관 종별 공급 현황을 살펴보면 의원급에 가장 많이 공급(71만병)되지만, 공급량 대비 요양급여 청구량 비율은 2023년 11월 기준 10.4%에 그쳐 의원급 비급여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복지부와 지자체는 수급불안정 의약품을 다량 구입했으나 사용량이 저조해 사재기(슈가페드정 1만정 이상, 세토펜현탁액 500ml 11개 제품 이상)가 의심되는 약국·의료기관에 약사법 제69조에 따라 관할 지자체와 합동 현장조사를 시행했다.
해당 약품 사재기가 의심되는 곳의 재고량, 사용 증빙 서류(조제기록부 등) 등을 중점 점검,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 관할 보건소를 통해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한다는 계획이었다.
약무정책과는 “사재기의 경우 환자에 위해(危害)를 끼치면 안된다는 기준의 연관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다툼의 소지가 있는 상황”이라며 단속 어려움을 전했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 계획을 밝힐 당시에도 고발조치보다는 시장의 원활한 유통을 유도하기 위한 메시지 전달이 우선이었다.
약무정책과는 “현장 점검시 ‘사용량 25% 이하’라는 기준을 가지고 나가긴 했지만 사재기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애매한 부분이 있고 그 사이 반품 사례도 있었다”면서 “문제가 있는 의료기관들이 있다고 해도 고발까지는 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백성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