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개발 영역에서 활기를 띄고 있다. 신약 개발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히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신약개발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오너 2~3세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의지가 여느 때보다 큰 모습이다. 회사 소개, 신년사에서 ‘신약’이라는 키워드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제약사인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은 물론 제일약품, 일동제약, 부광약품 등 중견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이다.
다만, 신약 개발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다보니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때문에 주가 급등, 급락 등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오너 2·3세 신약 투자 제일·부광…개발 성과 ‘희비’
제일약품과 부광약품이 신약 개발 측면에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대한민국 37호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이 식약처 허가를 받아 첫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 3세 한상철 사장 주도로 진행, 더욱 주목을 받았다. 오너 중심 자회사의 첫 이니셔티브(창시)가 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성공을 통해 상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제품 출시 이후 매출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상장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 추가 신약 개발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시장에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부광약품은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자회사의 신약 임상 중단이 이어지며 기업 전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코스닥 상장 등 신약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부광약품 자회사인 콘테라파마는 지난 2010년 노보노디스크 출신 화학자 존 본도 한센과 미카엘 톰슨이 설립한 덴마크 중추신경계(CNS) 신약 개발회사로, 2014년 34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부광약품은 창업주 김동연 회장에서 오너 2세인 김상훈 사장으로 체제가 변화하던 때로, 김상훈 사장 주도로 자회사 확장,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신약 개발의 첫 닻을 올렸다.
2022년엔 OCI가 부광약품을 인수하면서 현재는 이우현 회장 등 OCI 측 임원과 김상훈 사장이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된 상태지만 투자를 확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놓지 않고 있다.
실제 금년 3월엔 에이치델타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콘테라파마 지분 24.42%를 사들였다. 풋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 원금에 웃돈을 얹어 지분을 되사온 것으로, 양수 금액만 632억원 규모다.
문제는 투자 확대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줄곧 추진해왔지만 최근 핵심 파이프라인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신약 ‘JM-010’이 임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암초를 만났다.
신약 성과를 통해 코스닥 상장 이후 자금을 확보코자 했으나 이 계획이 무산됐다.
특히 부광은 주가가 한때 3~4만원대에 오르기도 했었는데 실적 부진, 신약 임상 중단으로 인해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광의 지난 5일 주가는 5750원으로 마감했다.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는 “콘테라파마는 IPO를 포기하기에 아까운 부분이 있다”면서 “계획을 중단하겠다거나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목표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