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처방 등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해 의사들의 약 77%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의사의 약 60%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향후 비대며 진료 도입 시 규정과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가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전화상담·처방 현황 분석(지난해 2월 24일~9월 30일까지)’에 따르면 전화상담·처방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8273개소였고, 환자 60만9500명이 이용했다.
진료 건수는 91만7813건이었다. 진료과목별로는 내과(60.2%), 신경과(6.0%), 정신건강의학과(4.8%) 등 순이었는데, 코로나139 확진자가 급격히 확산된 대구·경북·서울·경기지역 등의 전화상담·처방 진료 비율이 높았다.
전화상담·처방 환자들 다빈도 상병은 본태성(원발성) 고혈압, 2형 당뇨병, 지질단백질 대사 장애 및 기타 지질증, 급성기관지염, 위-식도역류병, 알츠하이버병에서의 치매,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뇌경색증, 협심증, 기타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순이었다. 이들 상병의 전화상담 및 처방 비율은 전체의 43.4%였다.
환자 1인당 평균 진료횟수는 조현병(3.1회),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1.7회), 수면장애(1.7회), 우울에피소드(1.6회), 기타 불안장애(1.6회)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전화상담·처방 제도에 대한 인식 등 설문조사 결과다. 의사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상황과는 무관하게 전화상담·처방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77.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의과대학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다른 직역에 비해 긍정적 응답이 많았지만 군대·군병원에 근무하는 군의관과 보건기관 재직 공보의들은 부정적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전화상담·처방 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 1770명(31.1%) 중 과반수 이상은 해당 제도 시행에 불만족(59.8%)한다고 했고, 이유로는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판단 어려움(83.5%)을 들었다.
전화상담·처방 진료를 제공하지 않은 의사 3919명(68.9%)도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판단(70%)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고, 책임 소재 부담(56.1%)을 느낀다는 응답도 많았다.
우봉식 의정연 소장은 “환자들 편의성과 경제적 효용성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 혹은 제도화와 연결하려는 시도는 지양해야 한다”며 “향후 비대면 진료 정책 도입 시 규정과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내용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