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한해진 기자] 코로나19발 재정위기 관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20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피감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건보재정 관리에 대한 문제를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 "건보재정 바닥인데 앞으로 관리 어떻게"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은 "건강보험율 법정 상한이 8%인데 이는 40년 전에 정해진 것으로, 평균 13%인 해외에 비해 획기적인 수치"라며 "2026년에는 건보재정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상한률을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다 김용익 이사장은 "1977년 당시 다양한 보험조합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해 상한률을 결정했는데, 2000년 의료보험 일원화 이후 이 수치가 그대로 인계되면서 현재까지 굳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도 2026년경에는 상한률이 8%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므로 사회적 합의를 거친 상한선 개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도 "공단 부채 비율이 준비금을 포함해 2023년경에는 100%를 초과하게 되는데 재정 문제가 없느냐"며 "결국 수입이 줄어들고 지출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돈이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그는 또한 "2018년에는 국민들이 건강보험 지불 대비 혜택을 평균 1.8배 받았다고 했는데, 계산을 정확히 해야 한다. 현재 직장인 가입자의 경우 본인과 회사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인데 회사 부담금을 빼면 혜택의 수치도 변한다. 이런 것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홍보에만 매달리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부채 비율 문제는 주로 충당부채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은행에서 차입 형태 부채는 없다"며 "고령화 문제 등을 고려하면 채무 비율의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건강보험 혜택과 관련한 수치에 대해서는 지적대로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케어 시행에 따른 재정 관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문케어 혜택을 받은 국민들이 많다. 일례로 최근 화재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라면 형제'의 경우, 화상치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케어의 지속성 담보가 문제다. 이를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병원의 과다 진료를 억제하고 비급여 개발을 막아야 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보 재정을 위협하는 의료기관의 행태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이어 "뇌 MRI의 경우도 연간 1600억원의 재정이 들어갈 것을 예측했으나 막상 급여화하고 보니 280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건보 재정 건전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익 이사장은 "의원님 지적대로 고액 진료비에 대해서는 문케어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지만 의원급에서 다양한 비급여가 개발되고 있다"며 "문케어 성패는 풍선효과 관리에 달려 있다. 비급여 제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수가 재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재활의학이나 정신의학처럼 저수가가 많은 분야는 공급을 늘리게끔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평원 김선민 원장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보장률 개선이 나타나고 있으나 의원급에서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의원급으로도 비급여 진료 항목을 조사해 공개하려 하고 있다. 보다 통합적인 비급여 관리 방안을 복지부 및 공단과 논의해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