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주기적 발병) 시대를 맞이하는 2021년은 의료기기업계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범부처 전주기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등 굵직한 사업이 구체화됨과 동시에 국내외 규제 변모에도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의료기기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과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 사업이 동시에 시행된 바 있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함께 의료기기 개발·임상·인허가·제품화 등 전 주기의 지원을 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 2021년도 예산에 올해보다 300억원 가량 증가한 600억원을 편성했다.
금년에는 ▲시장친화형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제품 개발 ▲4차 산업혁명 및 미래의료환경 선도 ▲의료공공복지 구현 및 사회문제 해결 ▲의료기기 사업화 역량 강화 등 총 14개 과제가 새로 선정될 전망이다.
의료기기 R&D 투자 및 해외시장 진출 등의 역량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혁신형 의료기기기업은 지난해 총 30곳이 선정됐다.
이들은 의료기기산업법에 근거를 둔 인증표지와 함께 정부 지원사업 우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앞으로는 이들 기업에 대한 연도별 이행실적 평가와 협의체 운영을 통한 지원 정책 발굴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료기기업계에도 대리점법에 근거한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가 적용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하는 표준계약서는 의무라기보다는 권장 차원의 가이드라인이지만, 앞으로 공정위가 공급자의 대리점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의료기기는 의류와 식음료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다소 늦게 제정된 감이 있다. 최근 초안이 마련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간납사들의 대리점에 대한 수수료 징수 등 각종 불공정 행위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긍정적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본래 작년 5월 시행될 예정이었다가 1년 유예된 개정된 EU 의료기기법(MDR) 및 체외진단기기법(IVDR)이 내년에 적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제품별 고유식별코드 적용의 의무화와 함께 이식형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기준이 엄격해질 전망이다. 특히 제품허가 및 해외 진출 준비 관련 업무를 수탁하는 인증기관에 대한 검토도 강화되기 때문에 일부 업체의 경우 기존에 협력하던 인증기관이 아닌 다른 곳을 찾아야 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EU의 MDR과 IVDR 개정은 이미 2017년에 이뤄졌으나 여태껏 적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인증을 위한 비용이 늘어나는 등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의 유예 뒤 1년의 추가 유예 끝에 2021년 시행이 예정된 것이어서 더 이상의 지연은 없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고대의료원이 MDR 기준에 맞춘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ISO14155 인증을 받는 등 관련 준비가 한창이다.
복지부 2021년 의료기기 R&D 예산 1100억 배정
이밖에도 의료기기 관련 사업 예산 확대를 통한 연구개발 활성화도 기대된다.
복지부는 금년 신약 및 의료기기 R&D 예산에 1700억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의료기기 분야가 1100억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디지털 병리 기반의 암 전문 AI 분석 솔루션 개발 사업에 70억,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사업에 600억, 마이크로 의료로봇 실용화 기술 개발 사업에 500억 등이 투입된다.
식약처 또한 올해 신규 사업으로 체외진단의료기기 전용 특수실험실 신축(10억) ▲혁신의료기기 제품화 지원, 소프트웨어 제조기업 인증(5억) ▲차세대 의료제품 평가기반 구축(41억) 등을 추진한다.